실망한 美, 대북압박?

버락 오바마 정부 출범 후 처음으로 이뤄진 북미간 공식접촉 결과에 대한 미국 정부의 실망감이 묻어나고 있다.

미 정부 당국자는 28일 연합뉴스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6자회담 미국 수석대표를 맡고 있는 성 김 특사와 북한 외무성 리 근 미국국장간에 이뤄진 일련의 연쇄접촉 결과에 대해 “6자회담 재개를 위한 진전이 있었다고 말할 준비가 돼 있지 않다”고 말해 특별한 성과가 없었음을 시사했다.

성 김 특사와 리 근 국장은 지난 24일 뉴욕에서 양자회동을 가진 뒤 26∼27일 샌디에이고 동북아시아협력대화(NEACD)에 함께 참석, 비공식 접촉을 이어갔다.

미 정부 당국자가 북미간 접촉 결과에 대해 특별한 성과가 없었다고 확인한 것은 처음이다.

당초 북한은 리 근 국장의 방미를 통해 스티븐 보즈워스 미국 대북정책 특별대표의 방북에 앞서 6자회담 복귀 약속 등 북미대화의 형식과 의제 등에서 탄력적인 입장 변화를 보일 것으로 예상돼 왔다.

실망감 때문인지 미 국무부는 이날 성 김 특사의 뉴욕 추가 방문 문제에 대한 결정도 이뤄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전날까지만 해도 미국은 성 김 특사가 30일 뉴욕에서 열리는 전미외교정책협의회(NCAFP)와 코리아소사이어티 주최의 북한문제 토론회 참석을 기정사실화 했고, 북한과의 추가 양자접촉 가능성도 강하게 시사했었다.

국무부 관계자는 “뉴욕 회의에 미국측 관리가 참석하기는 하겠지만, 성 김 특사가 갈지 여부는 아직 모른다”면서 “성 김 특사가 뉴욕에 가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이런 미국의 입장은 북한이 입장 변화에 대한 분명한 신호를 보내지 않을 경우 북한의 몸값만 올려줄 추가 회동을 구태여 할 필요가 있느냐는 회의론 때문에 나온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다.

예상을 깨고 뉴욕에서의 2차 양자회동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북미대화 개최 문제는 한동안 난기류를 탈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표면적인 미국의 이런 입장에도 불구하고 북미간 뉴욕에서의 2차 양자접촉을 점치는 관측이 많다. 미국의 강경한 태도도 대북 압박용이라는 것이다.

북한의 그동안의 협상 태도로 봤을 때 처음부터 가져온 카드를 다 보이지 않았다는 점에서 다음달 2일 미국을 떠날 리 근 국장이 막판에 미국이 원하는 것을 던져줄 수 있고, 미국도 이를 확인하려 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워싱턴의 외교소식통은 “미국이 성 김 특사를 뉴욕에 보내는 방법 외에는 다른 대안이 없을 것”이라면서 “북한이 보즈워스 특별대표의 방북을 원한다면 어느 정도 미국이 원하는 것에 대한 답을 줘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른 미국 소식통은 “지금까지 봤을때 북한은 뉴욕필하모닉의 평양 공연에 대한 답방으로 조선국립교향악단의 미국 방문과 같은 문화.학술 교류에만 초점을 맞추면서 미국의 관심을 핵대화에서 벗어나게 하려는 것 같다”면서 “하지만 북측 뜻대로 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이번 북미 접촉에서도 북측은 북한 교향악단의 뉴욕 답방 문제를 언급했다는 얘기도 있다. 북한은 그동안 여러 채널을 통해 조선국립교향악단의 미국 공연을 추진해 달라고 요청해 왔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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