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축적’ 전작권 전환촉구 美보고서 잇따라

오는 2012년으로 4월로 예정된 한국군으로의 전시작전권 전환을 한반도 안보상황에 맞춰 신축적으로 적용할 것을 촉구하는 보고서가 미국에서 잇따라 나오고 있다.


미국외교협회(CFR)가 내로라하는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 23명으로 태스크포스를 구성해 15일 펴낸 `미국의 대한반도 정책’이라는 보고서는 2012년 한국의 대선과 김일성의 생일 100주년 등 한반도의 정치, 안보적 환경을 감안할 때 전작권 전환을 서두를 필요가 없다고 제안했다.


지난달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들로 구성된 `새로운 출발 정책연구그룹’이 `한미동맹의 새로운 출발: 오바마 행정부에 대한 제언’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전작권 전환에 열린 자세가 필요하다”고 촉구한 뒤 나온 똑같은 취지의 주문이다.


전작권 문제와 관련해서는 한국에서 시행시기를 늦출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 지난해부터 줄곧 제기돼 왔지만, 미국 국방부는 “전작권 이행은 정상궤도를 가고 있다”는 말만 되풀이하면서 연기 가능성을 차단해 왔다.


일본 오키나와의 후텐마 기지 이전문제를 놓고 일본과 오랫동안 신경전을 벌이면서 뜻하지 않은 `외교전쟁’을 치러야 했던 미국 입장에서는 한국의 대선에서 전작권이 정치쟁점화되지 못하도록 이미 정해진 일정표대로 밀고 나가겠다는 의지를 다져온 셈이다.


이런 와중에 워싱턴D.C.의 싱크탱크들을 중심으로 한.미 동맹관계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한국 일각에서 제기되는 전작권 전환 연기문제에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 간헐적으로 나오다가 최근에는 하나의 큰 흐름을 형성하고 있는 분위기다.


최근 미 상원 군사위가 전작권 연기를 필요로 하는 상황을 검토해 12월까지 관련보고서를 제출하도록 국방부에 요구하는 등 전작권 전환문제가 한.미간의 큰 현안으로 대두되고 있는 상황을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들이 간과하지 않고 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CFR보고서는 구체적으로 “한.미 양국의 대통령들이 전작권 전환문제와 관련해 지금까지 진행돼온 진전사항을 점검해야 한다”면서 “그런 평가는 전작권 전환이 이행되기 1년 전, 즉 2011년 4월 이전에는 적어도 이뤄져야 한다”고 제안했다.


보고서는 특히 “지금까지의 진전상황이 전작권 전환을 이행하기 위한 한.미 양측의 능력에 회의감을 갖게 한다면 양국 정상은 새로운 일정표에 합의하고, 이를 이행하는 데 필요한 구체적인 조치를 (양국 정부에) 지시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양국 간의 최대 현안 중 하나인 한.미 FTA에 관한 보고서의 제언은 지금까지 미국의 각종 싱크탱크들이 주장해온 내용과 일치한다.


보고서는 “오바마 행정부와 의회는 한.미FTA의 비준동의를 이뤄낼 수 있는 정치적으로 가장 적합한 시점을 빨리 찾아내서 조치를 취해야 한다”며 가장 이상적인 시점을 11월 중간선거 종료 직후로 꼽았다.


보고서는 그러나 이 시점이 힘들 경우에는 2011년에 오바마 행정부가 비준동의를 이끌어내야 한다고 촉구, 비준동의의 데드라인을 내년으로 설정했다.


이번 보고서는 대북 정책과 관련해서는 오바마 행정부에 분발을 촉구하는 내용을 담았다. 오바마 행정부가 지금까지 `전략적 인내’를 통해 북한을 회담테이블로 복귀시키려는 노력을 계속해 왔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는 것이다.


“단순히 상황을 관리하는데 그치지 말고, 적극적으로 해결책을 찾아 나서라”고 촉구한 대목은 외교와 병행해 적절한 압박이 필요하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이런 방안의 하나로 북한을 외부 세계와 노출시킴으로써 북한 정권의 `환골탈태’를 유도해 내는 처방전을 보고서는 제시했다.


보고서는 북한의 국제금융기구 가입, 외부세계 정보에 대한 북한 주민들의 접근 확대 등이 실현된다면 북한 주민들은 그들의 지도자가 주장하는 `거짓말’ 너머에 있는 세계를 보게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이번 보고서에서는 워싱턴D.C.의 싱크탱크들 사이에서는 금기시되다시피 해온 북한의 정권교체를 하나의 가능한 옵션으로 제시해 눈길을 끌었다.


미국 행정부는 이라크의 사담 후세인을 제거했던 방식과 유사한 `정권교체’ 시나리오의 경우에는 북한을 지나치게 자극할 가능성이 있어 공개적으로 이를 거론하는 것을 피해왔는데 이번에 CFR 보고서가 과감히 이같이 민감한 부분을 건드린 것이다.


물론 보고서도 “오바마 행정부가 그간 `대화’와 `국제규범’을 다짐해 왔다는 점에서 적어도 `정권교체’ 옵션을 공개적으로 추진할 가능성은 없어 보인다”고 현실론을 인정했다.


그러나 보고서 작성에 참여한 일부 저자들은 미국 행정부가 북한의 비핵화 압력을 공개적으로 가하는데 맞춰서 `정권교체’ 방안도 `조용하게(quietly)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이번 보고서는 여러가지 논란에도 불구하고 한국이 천안함 사건 조사에서 보여준 신중함과 미국과의 공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대한 천안함 사건의 회부조치 등을 지지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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