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매체가 최근 평안북도 신의주에 위치한 25층 ‘원형’ 아파트에 과학자·교육자들이 입주를 시작했다고 전한 가운데, 일부 간부 및 돈주(錢主)들도 사비를 털어 이곳에 들어왔다고 소식통이 전해왔다.
평안북도 소식통은 6일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이번에 완공된 고층 살림집은 지난달 26일에 완공됐다”면서 “과학자나 교육자는 당(黨)의 혜택을 받아서 들어왔는데 입주민 전체가 여기에 속한 건 아니다. 입주민의 절반 정도는 돈을 주고 들어온 사람들”이라고 전했다.
앞서, 노동신문은 신의주시에 건설된 원형 아파트가 과학자, 교육자들을 위한 살림집이라고 공개한 바 있다.
아파트 입주민 중 절반은 국가에서 배정한 과학자와 기술자이고 나머지는 개인적으로 돈을 낸 사람들이라는 뜻으로 풀이된다.
북한은 원칙적으로 모든 살림집은 국가 소유이며 주민들에게는 ‘살림집 사용 허가증’이 발급된다. 소유가 아닌 살림집 이용 권한이 주어지는 것이다. 그렇지만 상당수의 북한 주민들은 이 ‘허가증’을 매매하고 있다.
실제, 지난 2018년 신의주 아파트가 2만 달러(한화 약 2,400만 원, 84㎡, 인테리어 시공 전 기준)에 거래됐다. 이에 따라 이번에 완공된 ‘원형’ 아파트는 압록강과 중국 랴오닝(遼寧)성 단둥(丹東)을 바라볼 수 있다는 점에서 2만 달러를 호가할 가능성이 있다.
소식통은 “돈을 주고 아파트를 산 사람 중 30%는 사전에 투자한 개인 돈주들”이라면서 “그 외 나머지는 국가 외화벌이 기관들이 딸라(달러)로 매물을 배정받았다”고 설명했다.
건설에 필요한 비용을 돈주와 외화벌이 기관으로부터 투자받은 뒤 아파트를 배정해 줬다는 이야기다. 돈주들의 투자로 건설된 것으로 알려진 평양의 려명거리도 유사한 방식으로 입사가 이뤄졌었다.
소식통은 “평안북도 외화벌이 기관에서 전적으로 책임을 지고 아파트를 건설했다”면서 “당국의 지원이나 도움은 전혀 없었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아파트 건설에 필요한 돈을 일반 주민들에게 세외부담으로 돈을 많이 걷어갔다”면서 “평민들이 갖다 바친 고혈의 산물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북한, 당 정책 관철에 앞장선 인재에 선심…과학자들, 5년 후 집 팔까?
이번에 입주한 교육자와 과학자들은 그동안 당(黨) 정책 관철에 앞장선 것으로 평가된 기관 소속이라는 게 소식통의 전언이다.
소식통은 “과학 분야에서는 평안북도 신의주화장품 연구원, 중국 합영회사 피복회사 공장 공정 도입 연구사, 기술자 등이 입주자로 선정됐다”면서 “신의주 사범대학 교원(교사), 신의주 제1중학교에서 수재 양성에 노력했던 사람들도 입주했다”고 전했다.
특정 성과를 낸 사람에게 포상 형식의 집을 선물했다는 의미로, 체제 선전과 결속력을 높이기 위한 시도로 보인다.
소식통은 “살림집을 무료로 받은 사람들은 당분간은 거주하겠지만 몇 년 후 돈을 받고 팔 가능성이 높다”면서 “5년 정도는 지나면 팔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당의 배려로 받은 배정 받은 아파트를 바로 판매할 수도 없고 사려는 사람도 없다”면서 “주택이용허가증(입사증)을 발급해주는 간부들도 바로 승인하기에는 부담스러워해 암묵적으로 3~5년 동안은 매매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한편, 25층 ‘원형’ 아파트에 입주한 교원과 과학자들의 원 살림집은 다른 주민들에게 배정된 것으로 전해졌다.
소식통은 “빈집의 30%는 제대 군관에게 공급되고 20%는 도시경영과 소속 주택이 된다”며 “나머지 20%는 철거, 30%는 기관별 부족 주택으로 분할 공급될 예정이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