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의주, 15년만에 최악..심각하진 않아”

지난 19일부터 이틀간 쏟아진 폭우로 범람했던 압록강은 23일 날씨가 화창하게 개면서 수위가 낮아져 점차 제 모습을 찾아가고 있었다.


이날 오후 중국 단둥(丹東)에 도착, 바라본 북한의 신의주 일대는 외견상 큰 피해를 본 것 같지 않을 만큼 평온해 보였지만 단둥 주민들은 “이번 물난리는 15년 만에 최악일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압록강 범람이 1995년 이후 처음 있는 일로, 단둥의 피해가 컸던 상황에서 신의주는 수방벽이 허술하고 지대도 낮아 단둥보다 피해 규모가 훨씬 컸을 것이라는 얘기다.


실제 신의주 시가지 북부의 저지대는 최악의 상황이었던 지난 21일 오전 둑을 넘은 압록강 물이 2층 살림집까지 삼킨 모습이 단둥 주민들에 의해 목격됐다.


대북무역을 하는 단둥의 한 주민은 “북부 신의주의 살림집 상당수가 물에 잠겼으며 사망자가 발생했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이 주민은 “한때 신의주 시내도 침수돼 저지대의 창고와 공장에 물이 닥쳐 보관 중이던 물품이 훼손되고 공장 가동도 중단됐다”며 “그러나 물이 곧 빠지면서 정상화돼 시내는 큰 피해를 보지 않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주민은 “신의주 주민들 얘길 들어보면 도심 피해는 생각했던 것만큼 심각한 건 아니다”며 “곡창지대가 침수된 것이 북한에 가장 큰 타격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압록강 하류의 논과 밭 대부분이 육안으로 확인될 정도로 물에 잠겼고 평안북도에서 미질이 좋기로 소문난 황금평과 위초도 등 압록강 섬들도 벼 등 농작물이 강물에 휩쓸려 수확이 어려워졌다는 것.


공안당국의 통제로 강변 접근이 안되는 가운데 23일 오후 황금평과 위초도 일대를 살펴봤다는 단둥의 한 주민은 “벼와 옥수수 등 수확을 앞둔 농작물이 쓰러져 있었다”며 “다시 세우기가 쉽지 않아 보였다”고 말했다.


신의주와 단둥 일대가 압록강 범람으로 큰 피해를 봤지만 북한과 중국 간 무역은 정상적으로 이뤄지고 있었다.


한 대북 무역상은 “신의주 세관창고가 물에 잠겨 종이 박스에 담긴 물품을 들여보내지 말라는 북한측 요구가 있었지만 교역은 차질없이 이뤄지고 있다”며 “최악의 상황이었던 지난 21일에도 북한 화물차량이 단둥으로 넘어왔다”고 설명했다.


한편 북한 소식통들은 조선중앙통신과 TV 등 북한 매체들이 이례적으로 지난 21일 당일 신속하게 신의주 홍수피해 상황을 보도한 것과 관련, 정치적 의도가 있는 것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았다.


단둥의 한 대북 소식통은 “피해가 컸던 건 사실이지만 시가지는 온전하기 때문에 외부에 비치는 것처럼 심각한 상황은 아니다”며 “내부의 부정적인 내용에 대해 함구해왔던 북한 관행상 이번 홍수피해 보도는 극히 이례적”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국제사회의 지원을 받고 이를 계기로 천안함 사태 이후 경색된 한반도 긴장을 완화하려는 의도도 담겨 있는 것 같다”고 해석했다.


미국의 소리(VOA)에 따르면 지난 7월 이후 평안북도와 자강도 등 북한에서 폭우로 인한 수해가 잇따랐지만 유엔 등 국제사회는 지금까지 수해지원금을 전혀 제공하지 않고 있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