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의주 ‘강영세 비리사건’을 아십니까?

▲ 압록강 건너에서 바라본 신의주<사진:연합>

최근 평안북도 신의주 지역에는 강성무역회사 사장 강영세(47세)씨에 대한 원성의 목소리가 높다.

강성무역회사는 조선노동당 중앙당 131지도국 산하 무역회사로, 연간 60만 달러 정도의 수익을 남기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강씨는 이중 20만 달러를 중앙당에 바치고 나머지를 자신의 이익으로 남기고 있는데, 근로자들에게 노임을 주고 않고 비인격적으로 대하며 여러 명의 부인을 거느리는 등 부도덕한 행실로 지탄을 받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중앙당과 연계가 깊어 신소(伸訴)를 해도 받아들여지지 않아 주민들의 애를 태우고 있다.

유리창 깼다고 징역 13년형

최근 강씨가 크게 물의를 빚은 사건은 곽산군 주민 P씨가 ‘국가건물파괴죄’로 구속된 것.

무역회사의 규모가 커지자 강씨는 평안북도 남부 해안도시 곽산군에 기지(창고)를 새로 건설했고, 군대를 제대한 P씨가 건설책임자로 일했다. 건설에는 수십여 명의 주민들이 동원되었는데 완공 이후에도 강씨는 노임을 지급하지 않았다. 따라서 P씨는 자기 집과 가재도구를 팔아 노임을 지급한 후 강씨에게 대금을 청구했다.

그러나 강씨는 1천 달러만을 P씨에게 주면서 “대신 기지장(창고책임자)을 시켜주겠다”고 했다. 이에 화가 난 P씨가 도끼를 들고 달려가 기지 유리창을 파손했는데 강씨는 “감히 국가건물을 건드렸다”며 형사고발했다. 재판에서 P씨는 징역 13년형을 선고받고 현재 수감 중이다.

이 사건으로 인해 곽산군 주민들 사이에 강씨를 규탄하는 목소리가 높고 ‘애매한 사람이 다쳤다’며 P씨의 처지를 안타까워하고 있다고 현재 신의주에 거주하고 있는 제보자 김모씨가 26일 DailyNK로 전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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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의주 중국인학교가 있는 남서동에서 만난 화교 량인화(梁銀花, 가명, 51세)씨는 “강영세에게는 알려진 부인만 4명이며 모두 아이들이 하나씩 있다”면서 “이것이 과연 조선의 풍속이냐며 화교들도 수근거린다”고 말했다. 강씨는 부인마다 집을 한 채씩 사주고 돌아가면서 살고 있다고 한다.

노인들에게도 상욕하고 구타하는 악덕 사장

신의주 주민 조철용(가명, 36세)는 “강성무역회사 건물을 지키는 보위대 처녀들이 여럿 있는데 강영세가 안 다친(건드린) 처녀가 없다”면서 “1년에 한번씩 종업원들에게 색테레비(컬러TV)를 선물로 주는데 자기가 특별히 데리고 논 여자에게는 테레비를 두 대씩 준다”고 말했다. 그는 “조선에서는 이제 그런 것은 죄도 아니어도 신소를 해봤자 나만 죽는다”고 말했다.

그는 “강씨는 나이가 40대 후반인데 예순이 넘은 노인한테도 개새ⅹ, 개간ⅹ 하면서 욕을 해대는 것은 물론 구타도 일삼는다”고 전했다. 또 “어머니가 혼자서 사는데, 어머니 찾아가면 한 번에 1만불에서 1만5천불 정도를 용돈으로 준다는 소문이 신의주 시내에 파다하다”면서 “한국의 웬만한 부자보다 더 큰소리 치면서 살 것”이라고 말했다.

강씨를 원망하는 목소리는 청소년들 사이에서도 들린다. 신의주의 명문인 근하중학교에 다니는 한 학생은 “강영세의 아들이 우리 학교에 다니는데 ‘케빈(cabin)’ 담배를 핀다. 교원들이 보고도 아무 말도 못한다”고 말했다. 케빈 담배는 북한에서 가장 비싸게 팔리는 담배 가운데 하나로, 현재 장마당 가격이 한 갑에 1,500원 정도이다. 북한 일반 노동자들 임금의 절반 이상의 가격이며, 쌀 2kg을 살수 있는 가격이다. 강씨의 아들은 이 담배를 상자째로 사놓고 교원들과 학생들에게 나눠주기도 한다고 신의주 주민들은 말한다.

보복 우려해 신소할 엄두도 못 내

신의주 출신 탈북자인 백두한라회 김은철 회장은 “신의주에서 무역회사 사장의 끗발은 당간부도 무시할 수 없을 정도여서 권세가 하늘을 찌른다”면서 “근로자들 구타하고 노임 체불하고 여러 처자를 거느리는 것은 비일비재한 일”이라고 말했다.

상황이 이러함에도 중앙당에서 단속을 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 김회장은 “국가에 바치는 돈이 많은 데다 연줄이 있기 때문이며, 보통 무역회사에는 주먹 꽤나 쓰는 깡패들을 여러 명 고용해두고 있어서 잘못 고발했다가는 쥐도 새도 모르게 사라진다”고 말했다.

제보자 김씨도 “오죽했으면 중국에 있는 조선대사관을 통해 투서를 해볼까 생각도 했다”면서 “지금 신의주 주민들은 강영세를 미국놈들 보다 더 나쁘다고 말한다”고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 그는 “소설에 나오는 일제 지주놈들이 우리 눈 앞에 나타나게 될 줄 몰랐다”고 한숨을 지었다.

강성무역회사는 대외적으로는 ‘금운산무역회사’라는 이름을 내걸고 있으며, 지휘를 받는 곳은 ‘원자력지도국’이 정식명칭인 중앙당 131지도국이다. 강성무역회사의 수익은 북한의 핵개발에 쓰이고 있어 강영세 사장의 권세도 센 것으로 파악된다.

북한의 ‘신소제도’란?

북한에는 간부들의 비리와 잘못을 제보하는는 신소(伸訴)제도가 있다.

중앙당에 신소처리부, 도당에 신소처리실, 시 군당에 신소처리과를 설치해, 조직비서의 직속 관할 하에 둔다. 신소는 당비서-신소처리과-조직비서의 순서로 올라오게 되어있다. 행정위원회에도 민원처리를 위한 신소처리과가 있었지만 1998년 내각제로 바뀌면서 없어진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러나 주민들은 이 제도를 잘 이용하지 않는다. 일단은 해당 간부가 ‘신소를 하면 가만두지 않는다’고 엄포를 놓고, 신소처리과에 제기했다 하더라도 처리부서 지도원이 접수된 내용을 해당 간부에게 알려주는 경우가 허다하기 때문이다. ‘신소는 보복의 지름길’이라는 것을 알려주는 일화가 많아 신소제도는 형식상으로만 존재한다.

중국 단둥(丹東) = 권정현 특파원 kjh@dailynk.com
곽대중 기자 big@dailynk.com
한영진 기자 (평양출신, 2002년 입국)hyj@dailyn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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