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당 ‘세 불리냐기’냐…‘제 3지대’ 대통합이냐”

▲ 4일 민주당과 중도개혁통합신당이 합당을 선언했다. ⓒ연합

통합민주당 창당으로 범여권 ‘대통합’ 논의가 새로운 국면을 맞이했다. 열린당과 신당세력의 주도권 다툼은 더욱 뜨거워지고 있다.

통합민주당 창당에 합의한 민주당과 중도개혁통합신당은 본격적인 열린우리당 의원 영입 작전에 돌입했다. 망해가는 정당에서 의원 구해내는 일에 눈치볼 일도 없다는 표정이다.

열린당 지도부는 방어에 치중하면서 ‘제 3지대를 통한 대통합론’을 확산시키고 있다.

통합민주당은 이미 ‘소통합’을 추진한 만큼 이후 이어질 ‘대통합’ 과정에서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세 확장’이 필수 요소라고 보고 있다. 이들은 잔류 의원들을 향해 “이미 통합의 물꼬를 텄으니 참여하라”며 설득하고 있다.

박상천 민주당 대표는 5일 대표단회의에서 “앞으로의 과제는 더 많은 중도개혁주의 성향의 의원들과 외부인사들을 통합민주당에 끌어들이는 것”이라고 단기 목표를 제시했다.

김한길 대표는 한발 더 나아가 열린당 의원들을 향해 구애의 손길을 뻗쳤다. MBC 라디오 ‘시선집중’에 출연, “어느 지역의 의원들이 얼마나 합류할지는 모르지만 열린당내의 많은 중도개혁 의원들이 합류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신당 대표들은 탈당파 의원들에 대해서는 ‘각개격파’로 돌파 전략을 세웠다. 열린당 초재선 의원들을 대상으론 박 대표와 김 대표가 직접 개별면담을 통해 영입을 추진한다는 것이다.

최대 걸림돌인 ‘특정인사 배제론’에 대해서도 적극 봉합을 시도하고 있다. 자칫 이 문제가 불거질 경우 분열로 치달아 스스로 주도권을 헌납할 수 있다는 우려에 따른 것이다.

신당 강봉균 통합추진위원장은 “대선 예비주자들은 지금 당장 우리에게 합류하는 게 아니기 때문에 여러 가지 상황변화를 감안해 판단할 것”이라며 “지금부터 딱 교과서처럼 정해놓고 갈 수는 없는 문제”라며 더 이상의 쟁점화를 피했다.

반면 열린당 주축 세력들도 발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최재성 열린당 대변인은 “지분챙기기 소통합은 철회되어야 한다”고 주장했고, 김근태∙문희상∙정동영 전 의장들도 통합민주당의 신당 합의에 대해 ‘소통합’이라며 반대 의사를 분명히 하면서 ‘제 3지대 통합’을 적극 추진하고 나섰다.

김근태∙문희상∙정동영 “총선용 소통합 철회하라”

최대 계파를 형성하고 있는 이들은 5일 “소통합이라는 또 하나의 분화가 대통합을 바라는 국민의 가슴에 실망감을 남겼다”면서 “총선용 소통합을 철회하고 대통합에 나서야 한다”고 한 목소리를 냈다.

이들은 “민주평화개혁미래세력의 대통합이 전제되어야만 역사의 진퇴를 건 승부에서 우리가 승리할 수 있다”며 “제 3지대에서 대통합의 전진기지를 만들어 나가는데 모두가 기득권을 버리고 동참할 것을 호소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열린당 지도부는 통합민주당의 ‘흔들기’에 강한 거부감을 보였다. 장영달 원내대표는“열린당 의원 영입은 정치도의상 위험수위를 넘는 중대한 문제를 내포하고 있다”면서 “도의를 지나치게 훼손하면 서로 다시 만나기 어려운 분열로 귀착될 수 있다”고 말했다.

대통합 방법론을 두고 극단적 대립을 보이면서 감정싸움 양상까지 보였던 양측이 ‘대통합’을 길로 합의하는 것도 쉽지 않지만, 이후 대선후보 선출과정과 내년 총선 공천까지 겨냥한 주도권 다툼을 고려할 경우 치열한 밥상 전투는 이제부터 시작이라는 것이 중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