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념과 현실의 괴리 그린 ‘종북’ 사이코드라마

이상규 통합진보당 당선인이 24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북한인권·3대세습은 문제가 있고, 핵에 대해서는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지난 22일 TV토론에서 관련 질문에 답변을 하지 않은 것에 비하면 진전된 모습이다.      


이 당선인이 북한 인권, 핵문제에 대해 반대나 문제라고 밝혀 자신이 기초적인 인지능력을 갖춘 사람이라는 것을 보여줬다. 또한 국민들이 자신에게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미세하나마 깨달았다는 점, 침묵을 깼다는 점에서는 의미가 있다. 그러나 여전히 종북세력 꼬리표를 떼기에는 한계가 분명해 보인다. 


북한과 같은 폭압적인 독재와 3대세습, 극단적인 인권유린과 탈북자 문제, 핵 도발 등을 자행하는 북한을 향해 ‘잘못됐다’고 말도 하지 못하는 사람이 국회의원은 커녕 시의원 자격도 없는 것은 분명하다. 마음 먹고 자신의 신념을 숨기려는 사람이 세상과 겪는 갈등을 그린 일종의 사이코 드라마를 보는 느낌도 든다. 


그는 북한인권 문제에 대해 “새터민이 속출하는 걸 보면 분명히 문제가 있다”면서도 “남에서 북으로 가는 사람이든 북에서 남으로 가는 사람이든 자기가 있던 곳에 대해 좋게 얘기할 순 없다”고 말했다. 탈북자가 발생하는 것은 숨길 수 없는 만큼 인정하돼 그들의 진실성을 훼손하고, 탈북자 문제의 원인과 대책을 호도하는 수법이다.  


북한의 3대 세습과 관련해서는 “북의 권력체계는 국민의 시각으로 봤을 때 내 자신을 포함해서 이해하고 납득할 수 없다”면서도 “대화할 상대를 ‘악의 축’ ‘사악한 놈’ ‘뿔달린 사람’으로 매도할 순 없다”고 이 당선인은 답했다.  


3대세습은 문제가 있을 수 있지만 그걸 우리가 어쩌겠는가, 오히려 국제사회가 북한을 ‘악의 축’ ‘사악한 놈’으로 몰고가는 것이 더 문제라며 책임을 3자에게 떠넘긴다. 종미가 더 문제라는 이석기의 발언과 다를 게 없다. 미국이나 국제사회나 결국 남의 탓이니까.


그는 발언 마다 ‘국민의 시각으로 봤을 때’를 강조하면서도 여전히 내재적 접근을 펼치고 있다. 내재적 접근은 북한 문제에서는 독재세력을 방어하고 3대세습을 옹호하는 논리로 사용되고 있다. 동포애적 입장을 강조하지만 도대체 북한 주민들의 고통을 대변하는 입장에는 서지 않는다. 


북한 핵에 대해서는 “북한 핵도 반대한다. 하지만 우리가 북한의 핵을 무력으로 없앨 순 없다”며 “북미대화와 6자회담을 통해 처리돼야 한다”고 말해 오히려 이를 다루는 한미의 접근을 문제삼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주사파 운동권 출신 관계자는 이 당선인의 이같은 입장 표현에 대해 “특별히 변화된 입장을 보인 것이 아니라 기존의 입장을 되풀이하는 수준에서 뭔가 풍성하게 보이기 위해 여러 주장을 붙여서 대답한 것”이라며 “북한인권 문제에 대한 제한적 인식, 몰이해를 다시 한 번 보여준 계기가 되었다”고 평가했다.


이어 “5대 금기에 ‘핵’문제는 언급되지 않았던 만큼 북한 핵에 대해서만 ‘반대’한다는 입장을 보인 것일 뿐 다른 문제에 대해서는 즉답을 피해갔다”면서 “이들의 속성상 5대 금기에 대해서는 앞으로도 절대 ‘비판’은 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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