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각수 차관 “李정부, 北인권에 ‘국가의무’ 부여”

신각수 외교통상부 제2차관은 26일 “인권문제는 어느 나라나 노력해야할 국가적 의무가 있다”며 “이명박 정부는 그런 의미에서 북한인권 문제에 의미를 부여 할 것”이라고 밝혔다.

신 차관은 이날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북한인권국제회의 환영오찬 축사에서 “인권문제는 정부만의 일이 아니라 시민사회, 국제사회와의 적절한 역할분담을 통해 공동의 목표에 접근해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신 차관은 “인권문제는 외교를 떠나서 국가의 격을 높이고 국가 브랜드를 높이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며 “2008 북한인권국민캠페인의 성공적인 수행은 인권에 대한 우리 사회의 능력을 제고하고, 목표에 도달하는데 큰 도움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자리에 함께한 윌리엄 스탠튼 주한 미국 부대사는 축사에서 “미국 정부는 북한 인권상황에 대해 깊이 우려하며 여러 국가들과 긴밀한 협력을 하고 있고, 북한인권법안을 통해 북한인권 개선에 함께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스탠튼 부대사는 “세계에서 가장 억압받고 고립된 북한 인민들의 권리를 옹호하는 일은 결코 쉽지 않은 도전”이라며 “북한 인권 NGO들은 정부가 할 수 없는 부분에서 성과를 만들어 낼 수 있는 영감, 용기, 지혜를 갖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함께 자리한 북한인권 NGO 대표자들을 향해 “북한 주민들을 대신해서 선도적인 역할을 담당해 달라”고 당부하며 “탈북자를 보살피고, 북한 주민들의 인권침해상황을 문서화하고, 북한주민들에 대한 식량 배분과 관련한 모든 활동에 대해 미국 정부는 지지와 찬사를 보낸다”고 덧붙였다.

2008북한인권국민캠페인 고문을 맡고 있는 이인호 카이스트 석좌 교수는 이날 “우리는 지난 10년간 북한의 인권상황에 대해 잘 알고 있었음에도 민족의 이익을 위해 북한의 인권문제를 언급해서는 안된다는 괴상한 논리에 빠져 있었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이어 “북한인권문제가 개선돼야 한다는 주장에는 그 어떤 정치적 시비도 있을 수 없다”고 전제하며 “북한의 인권문제는 우리 민족만의 문제가 아니라 인류의 보편적 가치의 문제”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제성호 인권대사(중앙대 교수)도 “인권문제에 대한 침묵은 비겁할 뿐만 아니라 도덕적인 범죄행위”라고 지적하며 “북한에 대한 애정 어린 비판은 오히려 북한을 건강하게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제 대사는 “지난 10년간은 북한과 화해 협력만 치중한 나머지 북한인권문제에 지나치게 소극적으로 대했는데 이는 균형 잡힌 태도라고 볼 수 없다”며 “북한인권 문제에 대해서는 침묵할 수도 없고, 비켜갈 수도 없다는 보편적 가치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날 오찬모임에는 유세희 북한민주화네트워크 이사장, 안병직 서울대 명예교수, 김석우 전 통일원 차관을 비롯, 각계 북한인권단체 대표들과 탈북자단체 대표들, 주한 미국․일본․프랑스 대사관 관계자 등 100여명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