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량·비료 직접, 조건없이 北에 주라”

김대중 전 대통령과 국내 정치.학계.시민사회 관계자 등 800여명은 12일 오후 여의도 63빌딩 국제회의장에서 6.15 남북공동선언 8주년 기념 행사를 갖고 정부에 6.15선언 계승을 촉구하는 선언문을 채택했다.

참석자들은 선언문에서 “경색된 남북관계를 풀기 위해서는 정부가 6.15공동선언을 존중하고 계승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면서 남북정상이 직접 서명하고, 실천해온 역사적인 문서를 다음 정부가 묵살한다면 남북관계에 신뢰를 쌓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선언문은 또 “대북 식량.비료 지원을 직접, 조건없이, 시급히 추진할 것을 정부 당국에 권고한다”며 “식량과 비료 지원, 이산가족 상봉 등 인도적이고 시급한 문제를 협의하기 위해 남북 당국간 대화를 조속히 재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선언문은 아울러 “북한도 남한에 대한 비난을 중지하고 남북관계 복원에 협조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6.15 선언의 주역인 김 전 대통령은 인사말을 통해 “남북관계는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경색상태에 있지만 결국은 화해 협력의 방향으로 발전해 나갈 것으로 본다”며 “그 외에는 대안이 없고 화해 협력하는 것이 남북 쌍방에 이익이 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우리는 미국과의 동맹과 중.일.러 3국과의 우호관계를 병행해야 한다”면서 “앞으로도 남북이 화해.협력 속에 공동승리하는 햇볕정책을 고수해야 하며 4대국에 의한 한반도 평화협력 체제를 발전시키는 노력도 적극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를 대표해 참석한 김하중 통일부 장관은 축사에서 6.15선언을 부정하지 않는다는 현 정부의 입장과 지난 시절 남북관계의 발전상, 경색된 남북 당국간 관계의 조기 정상화 필요성 등을 언급했다.

6.15실천 남측위 상임대표인 백낙청 서울대 교수는 특강에서 “7.4공동성명에서 남북기본합의서와 비핵화 공동선언을 거쳐 6.15, 10.4선언으로 이어지는 남북간의 공식 합의는 하나같이 소중하며 그 내용도 상충하지 않는다”며 “어느 하나를 내세워 다른 합의를 폄하하는 일은 신의에 어긋날뿐더러 합리적인 근거도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여러 남북간 합의 중 6.15선언이 갖는 독보적인 의의가 있다고 강조한 뒤 “북측에서 자기네 지도자의 서명을 유달리 신성시하는 자세가 남쪽 시민들의 정서에 안 맞는 면이 있지만 신성시하는 만큼 그 내용을 부정하기 어려울 것이기 때문에 이 또한 모두에게 유리한 일”이라고 부연했다.

또 와다 하루키 도쿄대 명예교수는 “2000년 남북정상회담은 한반도에서 새로운 남북관계를 열었을 뿐 아니라 동북아의 평화와 협력에 있어서도 획기적인 사건”이라며 “일본에도 큰 영향을 미쳐 2002년 9.17 평양선언의 기반을 닦았다”고 평가했다.

사단법인 김대중 평화센터가 주관한 이 행사는 김 전 대통령의 인사말과 개회사 및 축사, 국내외 학자들의 특강, 인간문화재 성창순 선생의 판소리 등 각종 축하공연과 만찬 순으로 진행됐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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