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량문제, 남조선 너무한 것 아닙니까” 호소

“식량문제가 어렵고 심각한데, 평양도 아주 비참한 상황입니다. 남조선이 이대로 있을 수 있습니까. 너무 한 것 아닙니까.”

봉수빵공장 모니터링 차원에서 24∼28일 평양을 방문하고 29일 서울로 돌아온 동북아한민족협의회 대표회장인 양병희 목사는 연합뉴스와 전화통화에서 “자존심이 센 북측 사람들이 식량난을 솔직하게 털어놓으며 남측의 지원 필요성을 이같이 호소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번 방북 때 북한의 조선그리스도교연맹이 ‘쌀을 지원해 달라’고 요청했는데 ‘규모가 너무 커 민간단체로서 어렵다’고 말하자 식량 부족 상황을 구체적으론 거론하지 않았지만 ‘이대로는 도저히 견딜 수 없다’고 털어놨다”고 전했다.

만경대의 김일성 생가를 방문했을 때는 지방에서 올라온 아이들의 모습도 볼 수 있었는데 “영양상태가 크게 좋지 않아 얼굴에 허옇게 버짐이 핀 모습이어서 너무 안타까웠다”고 양 목사는 말했다.

또 “예전에 방북했을 때는 일터로 열심히 향하는 평양 시민들의 모습도 볼 수 있었지만 이번 방북 때는 그런 모습을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의욕을 상실한 표정이었다”고 양 목사는 강조했다.

그는 북한에서 만난 사람들이 남한 정부가 대북 식량지원을 결정하지 않고 있는 데 불만을 표시할 때 “‘아직 3개월 밖에 안 됐기 때문에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면서 “‘한 민족이 어려운데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남한이 지원하지 않으면 되느냐’는 불만의 이면에는 이명박 정부에 대한 기대감도 볼 수 있었다”고 말했다.

특히 강영섭 조선그리스도교연맹 위원장은 “(남한 정부가) 우리한테 체제를 포기하라, 핵을 포기하라 하는데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있고, 없는 일이 있지 않느냐”면서 신속히 식량 지원에 나서주기를 바랐다고 양 목사는 말했다.

양 목사는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망설’에 대해 “방북 기간 김일성광장과 만경대 등 평양 곳곳에서 아리랑 축전 준비가 한창이었는데, 김 위원장의 신변에 이상이 있다면 다른 핑계를 대서라도 연습을 중단했을 것”이라며 “평양에서 경계가 강화되거나 하는 조짐은 찾아볼 수 없었다”고 말했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