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량난이 시장경제 강화, 관료들 동조”

“北고립화는 호전성 키워”

“북한의 식량난은 역설적이지만 시장경제를 강화했고 당과 보위부 관리들이 이러한 변화를 강화했다.”

1989년부터 2001년까지 12년간 세계식량계획(WFP) 평양사무소 고문으로 상주했던 헤이젤 스미스 영국 워윅대학교 국제관계학 교수는 지난 7일 미국 의회 부설 평화연구소(USIP) 주최 토론회에서 북한 변화의 출발점을 식량난에서 찾았다.

그는 “북한이 지난 1990년대 중반에 극심한 식량난을 겪으면서 최소한 200만명이 굶어죽었다”며 “나머지 북한 주민들이 생존할 수 있었던 원인은 북한의 시장경제화(marketization)”라고 주장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이 8일 보도했다.

경제난이 극심해지면서 중앙의 공급과 통제가 급격히 약화될 수밖에 없었고 주민들은 암시장에서의 물물교환 등 자구책을 찾아냈다는 것이다.

스미스 교수는 “특히 중앙정부에서 제공하는 월급과 식량에 의존하던 지방의 당 관리들과 지방 보위부원들은 먹고 살기 위해 시장화를 옹호하지 않을 수 없었다”며 암시장을 관리해야할 북한 관료들까지 시장경제방식에 동조했다고 전했다.

그는 “이들이 중앙정부나 주체사상에 등을 돌린 것은 아니다”며 “일단 먹고 살기 위해 이들도 시장을 통한 암거래나 물물교환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말 했다.

특히 청진시, 함흥시, 김책시 등 북동부 지역의 관료들은 중앙의 공급이 먼저 끊기면서 시장경제에 우선적으로 동화됐다는 것이 스미스 교수의 설명이다.

결국 북한 당국도 이같은 밑바닥의 변화를 수용, 결국 7.1경제관리개선조치를 취할 수밖에 없었으며, 이런 변화 속에서 과거 우대받던 당원이나 관료가 인기를 잃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시장화의 진전이 북한을 점점 더 예측가능한 체제로 만들고 있는 것으로 진단하고 있다.

스미스 박사는 “여전히 기이한 사고방식을 갖고 있기는 하지만 북한을 합리적인 상대방으로 대하면 장기적인 관점에서 동북아의 지역평화와 협력체제가 증진될 것”이라며 “그러나 북한을 고립시키고 악마처럼 대하면 북한정권의 호전성을 더욱 부채질해 불안요인은 더욱 심해질 뿐”이라고 조언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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