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량가격 올랐지만 굶어 죽을 정도 아냐”

2008년 봄 들어 북한 내부 식량 가격이 가파르게 상승하자 일부 간부들까지 업무를 중단한 채 장사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양강도 내부 소식통은 21일 ‘데일리엔케이’와의 전화통화를 통해 “전반적으로 작년에 비해 식생활의 질이 훨씬 떨어졌다”며 “특히 사무원(공무원)들의 생활이 더 힘들어졌다”고 전했다.

소식통은 “우리 같은 주민들이야 원래부터 국가의 배급 없이 장사를 해서 먹고 살았으니 상관이 없다”면서 “이제는 평소 국가로부터 받는 것이 많아 장사에 나서지 않던 권력기관이나 당 기관들의 간부 가족들까지 장사길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소식통은 이어 “4월에 들어서면서 양강도 혜산시 보안서는 각 부처 과장들까지만 배급을 주고, 기타 인원들에 대해서는 본인에 한해서만 15일분 배급을 주었다”며 “같은 기관 내부에도 얼룩(차별)이 있냐는 보안원들의 불만이 대단하다”고 전했다.

그는 “사태가 이렇게 번지자 그동안 집에서 특별한 장사를 하지 않고 살던 도 인민위원회나 시 인민위원회 간부들과 일부 교원들, 의사들의 가족들까지 골목장(골목에 형성된 시장)에 나앉고 있는 실정”이라며, “이들에게는 장마당 매대도 없어 불법적인 골목장에 앉는데, 보안원들도 잘 아는 처지라 단속이 힘들어 난색이라 한다”고 말했다.

소식통은 “혜산시의 경우 4월 15일쯤 최고 2천200원까지 올랐던 쌀 가격이 지금은 1천800원에서 2천원 사이를 오락가락 한다”며 “특히 옥수수 가격은 입쌀 가격의 변동에도 불구하고 750원 정도로 고정되어 있다”고 말했다.

함경북도 회령시 내부 소식통 역시 “4월에 들어서서는 노동자들에게 쌀을 공급하지 못했다”며 “사무원들의 경우도 배급을 중단하거나 본인에 한해서만 15일분의 식량을 공급해 식량가가 폭등하고 사무원들이 앞을 다투어 쌀 구입에 나서는 형편”이라고 전했다.

소식통은 “지금은 노동자들보다 사무원들이 더 바쁘다(어렵다)”면서 “그 사이 배급을 받던 중간다리 간부들이 갑자기 배급이 끊기면서 너도나도 쌀 구입에 나서고 있다”고 했다.

애초에 국가 배급을 받아보지 못한 노동자들의 경우 미리 쌀을 저축하고 대비책을 세웠지만, 배급에 의지해 생활을 해오던 중간 간부들은 갑자기 끊긴 배급에 몹시 당황해 하며 혼란에 빠졌다는 것.

소식통은 “혜산시에 있는 혜화중학교 교원들의 경우 오후 1시까지 모든 수업을 끝내고 오후시간에는 교원들이 장마당에 나가는 것을 허용하고 있다”면서 “동사무소 같은 곳은 아침에 출근도장만 찍어놓고 모두 쌀 구입에 나서 사무실들이 텅 비어 일을 볼 수가 없다”고 전했다.

그는 “회령시의 경우 입쌀가격은 오전에 조선(북한)쌀이 2천원, 대한민국 지원쌀 1천900원, 중국 쌀 1천700원 정도로 팔렸는데, 오후 들어서는 조선 쌀이 1천900원으로 떨어지는 등 오르고 내리기를 수없이 반복하고 있다”고 전했다.

양강도 소식통은 “양강도의 경우 지금이 제일 어려운 시기”라면서 “조금 있으면 길주시를 비롯한 앞지대(내륙지대)에서 시금치와 봄배추 같은 것들이 많이 들어오고 봄나물도 나기 때문에 시간이 지나면 쌀값이 조금은 떨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소식통들은 “식량 부족으로 굶어죽는 사람들은 없는가?”라는 질문에 대해 공통적으로 “아직 그렇게까지 가자면 멀었다”고 답했다.

양강도 소식통은 “예전 ‘고난의 행군’시기에는 술 깡치(찌꺼기)도 없어서 못 먹었는데 지금은 그런 것을 돼지에게나 먹이지 사람이 먹지는 않는다”며, “식량 가격이 올라 먹고 살기가 조금 힘들어진 것은 사실이지만 굶어 죽을 만큼은 아니다”고 말했다.

회령 소식통 역시 “식량 가격이 많이 올라 양이나 질이 많이 떨어졌지만 며칠씩 밥을 굶는 일은 없다”면서 “예전에는 쌀만 먹던 사람이 요새는 쌀과 옥수수를 5:5로 섞어 먹고, 더 심한 사람은 3:7이나 2:8로 섞어 먹다보니 바쁜(힘든) 것이지 예전처럼 굶어죽는 사람까지야 나오겠느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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