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험대 오른 오바마, 대북 대응카드 부심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스마트 외교’가 북한의 벼랑 끝 외교에 직면하며 험난한 시험대에 올랐다.

조지 부시 행정부 때의 일방주의 대신 `하드파워’와 `소프트 파워’를 접목한 이른바 `스마트 파워’ 외교기조를 표방한 오바마 행정부는 북한에도 대화의 손길을 거듭 내밀어 왔다.

하지만 북한은 오바마 정부의 바람에 맞장구를 쳐주기는 커녕 정반대의 길을 선택했다.

국제사회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장거리 로켓을 발사하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의장성명 채택 후에는 6자회담 거부, 미국 및 국제원자력기구(IAEA) 핵 불능화팀 추방, 핵억지력 강화 방침 천명 등 강경 일변도로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다.

이는 오바마 행정부의 대북정책은 물론 소프트 외교 전반의 효용성에 대한 논란을 불러올 수 있는 중대한 도전이 될 전망이다.

이 때문에 오바마 행정부는 14일 북한의 6자회담 불참 및 핵프로그램 재가동 선언에 백악관까지 나서 “도발적 위협을 중단하고 6자회담에 복귀하라”고 촉구했다.

하지만 일단 거기까지였다. 북한의 6자회담 복귀 및 핵불능화 조치 재개를 이끌 수 있는 묘안은 당장 없어 보인다.

로버트 우드 국무부 부대변인은 정례브리핑에서 “안보리 의장성명은 6자회담의 조기 재개를 요구하고 검증가능한 비핵화와 2005년 (9.19공동성명) 합의의 완전한 이행을 요구했다”면서 “추후에 더 할 말이 있을 것”이라는 언급만 되풀이했다.

이와 관련, 미국이 당장 북한에 추가적 제재 등 압박을 가하거나 북한을 달래기 위한 당근을 제시하지는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워싱턴의 한 소식통은 “오바마 행정부로서는 북한의 대응에 일일이 대응할 수단이 없다”면서 “아무래도 머리를 식히는 시간이 필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한마디로 냉각기가 필요하다는 의미다.

그는 “북한의 대응은 모두 예상돼 왔던 수순”이라면서 “당분간은 현재의 교착 상태가 유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우드 부대변인도 브리핑에서 “6자회담 과정에 부침이 있어 왔다”면서 “기다리고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따라서 미국 행정부는 우선 한국과 일본을 비롯해 중국, 러시아 등 6자회담 당사국들과 긴밀한 협의를 갖고 북한을 6자회담 테이블로 다시 불러들일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할 전망이다.

이런 외교적 노력이 전개된다면 성 김 대북특사가 6자회담 당사국들과의 협의를 위해 조만간 해외 출장길에 오를 가능성이 점쳐진다.

미국 국무부는 현 단계에서는 가능성을 부인하고 있지만, 스티븐 보즈워스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일정한 냉각기간이 지났다고 판단되면 북한을 방문하기 위한 북한측 의사타진에 나설 수도 있다.

보즈워스 특별대표는 이미 “우리의 궁극적인 목표는 한반도 비핵화에 있는 만큼 로켓발사와 같은 단기적 도전에도 불구하고 북한을 포함한 6자회담 당사국들이 회담테이블로 돌아오길 기대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북한이 벼랑끝 외교 전술에 따라 당분간 협상의 `파이’를 키우기 위한 긴장고조 쪽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관측되고 있어 북.미간 직접적인 대화채널이 당장 열리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이런 가운데 미국 언론은 북한의 일련의 강경 조치를 오바마 행정부와의 양자협상에 앞선 압박으로 보는 분위기다.

`유에스 뉴스 앤드 월드리포트’는 북한은 오랜 기간 6자회담 밖에서 미국과의 협상을 원해왔다면서 이번 행동도 이런 목표를 더 촉진시키려는 목적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워싱턴의 다른 소식통은 “이쪽은 대화 준비가 다 돼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그는 “6자회담 틀 내의 대화가 명확한 원칙”이라고 북미대화 재개는 6자회담 틀 내에서 이뤄질 것임을 강조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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