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한 임박한 북핵신고..北, UEP의혹 계속 부인

북한 핵 신고 문제가 답보상태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2단계 `핵 프로그램 신고와 핵시설 불능화’ 이행 시한인 연말이 다가서고 있다.

특히 신고문제 협의 차 19~21일 방북했던 성 김 미 국무부 한국과장도 최대 쟁점인 우라늄농축 프로그램(UEP) 신고 문제에 대해 북측으로부터 진전된 답을 듣지 못한 것으로 23일 알려져 연내 핵신고 이행 전망이 지극히 불투명해졌다. 북 측은 신고 단계의 또 다른 쟁점인 대 시리아 핵확산 의혹 역시 완강히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지난 3~5일 미측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차관보, 17~19일 6자회담 의장인 우다웨이(武大偉) 중국 외교부 부부장이 각각 방북한데 이어 김 과장까지 평양을 찾았지만 다들 신고의 돌파구는 찾지 못한 채 발걸음을 돌린 것이다.

이와 관련, 한 외교 소식통은 23일 성 김 과장의 방북과 관련, “북측이 UEP와 무관하다는 기존 입장을 고수한 것으로 안다”면서 “신고 문제와 관련, 별다른 상황 변화가 없다”고 전했고 일본 도쿄신문은 이날 북측 수석대표인 김계관 외무성 부상이 우 부부장의 방북 때 “신고의 핵심은 플루토늄”이라면서 UEP는 신고 대상으로 고려하고 있지 않음을 시사했다고 보도했다.

특히 우 부부장과 김 과장의 방북협의는 조지 부시 미 대통령이 5일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에게 보낸 친서의 효과를 가늠할 기회였다는 점에서 상당한 아쉬움을 남기고 있다.

그럼에도 참가국들은 애써 시한에 의미를 부여하지 않으려는 분위기다. 한 소식통은 “북한이 연내에 신고서를 제출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지만 부실한 신고서를 시한 안에 내는 것보다는 늦게 내더라도 완전하고 정확한 신고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상황은 더 꼬여가는 형국이다. 북한이 `수입은 했지만 UEP 용도가 아니다’는 결백의 증거물로 미측에 제시한 고강도 알루미늄 관에서 우라늄 농축의 흔적이 나온 것으로 알려져 북한의 UEP관련 결백 유지가 더욱 곤란해진 것이다.

자칫 6자회담이 신고의 벽을 넘지 못한 채 한동안 교착 국면을 겪게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까지 제기되고 있지만 당국자들은 아직 낙관하기도, 비관하기도 이르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현 상황을 북.미 간 신고 문제의 답을 찾기 위한 협의 과정으로 봐야 한다는게 당국자들의 설명이다. UEP, 대 시리아 핵확산 의혹 등에 대한 북한의 부인 입장에 변화가 없음에도 미국이 6자회담 판을 흔들 수 있는 언급을 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 이 같은 설명의 근거다.

실제로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 등 미측 인사들은 새롭게 제기된 `알루미늄 관 의혹’에 대해 함구하면서 “철저하고 정확한 신고를 해야한다”는 원칙론을 고수하고 있다. 현재의 대화 국면을 해치지 않으려는 미 행정부의 의지를 읽을 수 있다는 것이다.

또 미국이 UEP 신고를 강하게 촉구하며 대북 테러지원국 지정 해제 관련 조치 이행을 미루고 있음에도 북 측이 그에 반발하는 반응을 공식적으로 내 놓지 않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으로 해석된다

아울러 일부 관측통들은 신고.불능화의 대가로 받을 것들이 많이 남아있다는 점에서 북한이 판을 깨거나 무작정 시간을 끌 수 있는 입장은 아닐 것이란 점에 기대를 걸고 있다.

아직 테러지원국 지정 해제 및 대 적성국교역법 적용 종료 등 제재 해제가 이뤄지지 않았고 중유 95만t 상당에 달하는 신고.불능화의 경제적 대가 역시 채 절반도 받지 못한 상황에서 가던 길을 돌이키자면 북 입장에서 잃을 것이 너무 많다는 것이다.

그에 더해 북한이 영변 핵시설 불능화에 너무도 협조적이라는 점을 낙관론의 근거로 제시하는 시각도 있다.

다만 6자회담 관측통들은 신고 문제에 대한 북한의 망설임이 길어질 수 있고 그 와중에 북.미간 불신의 골이 깊어지면서 회담 동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점을 하나 같이 우려하고 있다.

특히 다수의 관측통들은 북이 과거 UEP를 추진한 것은 사실일 것이란 판단 아래 북으로선 이제껏 없다고 했던 UEP의 존재를 시인하는데 따른 정치적 부담과 시인시 뒤따를 수 있는 미 강경파들의 입지 회복, 추가 의혹 제기 가능성 등을 걱정할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체면 손상을 감수하고라도 시인하고 다음 단계로 넘어가느냐, 시인 한다면 어느 선에서 신고하느냐, 그것도 아니면 계속 버팀으로써 미국이 신고에 대한 `눈높이’를 낮추길 기다리느냐를 놓고 북한이 고민을 거듭하고 있을 것이란 관측인 셈이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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