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한 넘긴 이란核…어디로 ‘공’ 튈지 누구도 몰라

유엔이 8월 말로 정한 우라늄 농축 활동 전면중단 시한을 이란이 넘김으로써 이란 핵문제에 대한 제재가 본격적으로 논의될 계획이다.

이란은 유엔 결의안 요구를 무시하고 오히려 상황을 악화시키는 행보를 서슴지 않았다. 플루토늄 생산에 필요한 중수 공장 개장식을 가졌으며, 걸프만에서는 무력 시위의 성격을 띠는 대규모 군사 훈련을 전개했다.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이란 대통령은 기자회견을 통해 유엔 결의안은 ‘불법’이라고 못 박았다. 또 미국을 직접 겨냥해 미국의 안보리 비토권이 세계문제의 근원이라고 비난했다. 그는 중수 공장 개장식에서 “‘무력으로’ 자국의 핵기술을 지켜낼 것”을 천명했으며, 지난 1일에는 “핵 권리를 ‘절대’ 포기하지 않을 것”이란 뜻을 거듭 밝혔다.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은 “‘적들은’ 이란 국민이 권리를 지키기 위해 굳건한 자세를 견지하고 있음을 알아야 한다”, “미국은 ‘근거 없는 주장’으로 이란의 기술 진보를 방해하고 있다”는 등 미국에 대한 공세를 이어가고 있다.

유엔 안보리 5개 상임이사국과 독일 등 관계국들은 9월 7일 대이란 후속제재 방안에 대해 협의할 방침이다. 후속 제재와 관련해서 미국과 서방국들에 비해 러시아와 중국이 소극적 입장을 취할 것으로 관측된다. 따라서 제재안이 마련되더라도 최소한의 수준이 될 가능성이 높다.

제재는 경제제재에 국한될 것이며, 그중에서도 경미한 수준이 될 공산이크다. 핵 관련 장비 및 물질의 금수 조치가 취해질 것이며 핵 프로그램 관련 인사들의 여행 제한, 해외 자산 동결, 항공기 운항 제한, 세계 금융 시장에서의 제한 등이 예상된다. 또한 우라늄 농축 활동의 전면 중단 조항이 지속적으로 추가됨으로써 이란이 다시 또 불응할 경우 제재 수위가 높아지게 된다.

이란의 대응책도 주목된다. 우선 석유를 무기화하려는 시도를 들 수 있다. 석유 수급을 조절하거나 극단적으로는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함으로써 중동 석유수송을 방해할 수도 있다. 그러나 석유를 수단으로 삼는 것은 이란 스스로에게 돌아오는 타격이 너무 크기 때문에 결행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란이 선택할 수 있는 또 다른 카드는 핵무기확산금지조약(NPT)을 탈퇴하는 것이다.

러시아는 이란 핵자원에 직접 개입

이번에 유엔 결의안 채택과 이란의 거부 사태 과정에서 확인된 것은 이란 핵문제가 결코 쉽게 해결될 수 없으리라는 것이다. 무엇보다 이란이 결코 물러서지 않을 것이라는 것이 확인되었다. 러시아와 중국의 소극적 태도 또한 획기적인 변화가 어려움을 확인시켜줬다.

시한에 임박해 이란은 오히려 사태를 경색 국면으로 몰아가며 결전을 다졌다. 외교 활동도 활발히 펼쳤다. 스페인 총리와 회담하고 인도에 외교 차관을 파견해 이란 핵 프로그램에 대한 지지를 당부했으며,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중국에도 특사를 보내 협조를 요청했다.

또 미국 부시 대통령과의 TV 토론도 제안하는가 하면 이란과 미국 중 누가 과연 세계 평화와 안전을 해치는가 반문하며 역공세를 펼치기도 했다.

이란은 핵활동 중단과 같은 전제 조건없이 포괄적으로 대화하자는 뜻을 계속해서 강조하고 있다. 그동안의 과정으로 볼 때 이러한 이란의 뜻은 앞으로도 완강하게 견지될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와 중국은 앞으로도 소극적 자세를 탈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거기에는 미국의 독주를 경계하려는 러시아와 중국의 공통된 의도가 깔려 있다. 또한 러시아와 중국은 전통적으로 이란과 가깝다.

러시아는 이란의 핵 자원에 직접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러시아는 이란 최초의 원자력 발전소 건설사업인 부쉐르 프로젝트를 수주하여 이란으로부터 수십억 달러의 외화를 벌어 들이고 있다. 중국도 자국 석유소비의 성장에 따라 세계 각지의 석유를 선점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야다바란 유전 개발을 비롯해 이미 700억 달러 이상의 석유 및 천연가스 계약을 이란과 맺어놓은 상태다.

뿐만 아니라 러시아와 중국은 이란의 무기 수입국이다. 최근 이란이 선보이고 있는 신형 미사일 기술도 중국을 통해 들어간 것이라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이번에 이스라엘-헤즈볼라 간 전쟁에서 헤즈볼라측이 레바논 해상의 이스라엘 구축함을 거의 침몰시킨 미사일도 이란을 통해 반입된 중국제 미사일인 것으로 파악되었다.

이란이 자체 개발하였다는 세계에서 가장 빠른 신형 ‘후트’ 어뢰도 러시아제 VA-111 슈크발 어뢰와 닮았다. 전말을 추적해 보면 구소련의 어뢰는 키르기스스탄의 어뢰시험장에서 성능 실험이 이루어졌는데, 키르기스스칸이 소련방 해체 후 슈크발 어뢰를 중국에 팔아 넘겼다는 것이다. 이런 정황으로 인해 러시아와 중국이 직접 나서진 않았더라도 최소한 기업이나 모종의 루트를 통해 전달되었을 것으로 추정되었다.

이란이 완강하게 저항하고 러시아와 중국이 이란 핵 문제를 유연하게 풀려는 자세를 고수하는 한 ‘해결의 실마리’ 보다는 ‘대립 국면’의 장기화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다.

이종철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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