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시대’ 김정은 선택은?…”기댈곳은 中뿐”

내달 8일 중국 공산당 18차 전국대표자대회를 통해 시진핑(習近平) 시대가 본격화되면 김정은 체제의 대중(對中)전략에 변화가 있을까? 외교가에서는 국제적 고립과 경제난에 따른 대중 의존도 심화와 김정은의 개혁개방 성향이 맞물려 당분간 중국에 적극적인 러브콜을 보낼 것이란 관측이 많다.


권력 안정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김정은으로선 경제재건의 돌파구를 찾고 외교적 고립에서 탈피하기 위해서라도 중국과의 관계증진이 절실하다. 중국이 달러 확보, 즉 통치자금의 유일한 창구이며, 그동안 원유 및 주요 물자를 중국으로부터 확보했다는 점에서 그렇다.


김정은이 당(黨)을 앞세운 체질개선과 함께 6·28조치 등 경제개혁 움직임을 보이고, 미사일 발사 직후 예상됐던 3차 핵실험을 보류한 것도 중국의 지원이 절실한 속사정이 반영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중국의 강력한 반대에도 지난 4월 장거리 로켓 발사를 강행해 집권 초기 중국의 전폭적인 지원을 얻지 못한 것의 학습효과란 관측이다.


김정은이 특사자격으로 방문한 왕자루이 당 대외연락부장과 면담(8월5일)했고, 같은 달 최고 실세인 장성택이 대규모 방문단을 이끌고 중국을 방문(13~17일)해 양국관계의 긴밀함을 보여 준 것도 같은 맥락이다.


하지만 아직 중국 정부 차원의 대규모 투자나 지원은 확인되지 않고 있다. 중국 상무부가 나서 나선·황금평 특별지대의 투자를 독려하고 있지만, 결과는 예단하기 어렵다. 중국은 대북 투자에 기업의 자율성과 시장시스템의 적용을 전제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관건은 북한이 중국의 기대치를 ‘얼마만큼’ 반영하는가에 따라 경협 등 북·중관계의 실질적인 진전을 기대할 수 있다. 북한 당국이 외국투자법 등을 손질해 중국 기업을 적극 유인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김광인 북한전략센터 소장은 데일리NK와 통화에서 “중국의 대북정책에 맞춰 북한의 대중정책도 변할 수밖에 없다”면서 “시진핑 등 중국 지도부가 북한의 개혁개방을 원하기 때문에 북한도 당분간 이에 맞출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 대북 전문가도 “김정은으로서는 (중국이) 기댈 수 있는 유일한 길이고, 개혁개방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중국과의 협력을 계속 발전시켜 나갈 수밖에 없다”고 했다.


그만큼 김정은 체제의 중국에 대한 경제의존도가 갈수록 높아질 수밖에 없다. 중국 소식통은 “중국이 외화유입 창구로서, 대외 수출시장으로서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에 의존적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통일부 등의 통계로는 2011년 북한의 전체 무역(남북교역 제외)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89.1%에 달했다. 김 소장은 “석탄, 철광석 등 지하자원의 대중 수출을 제외하면 경제적인 돌파구를 찾기가 요원하다”고 진단했다.


대북 전문가도 “미국과 남한의 대선 이후 대북정책에 변화가 선행되더라도 중국을 통한 개혁개방에 나설 수밖에 없으므로 중국의존도에는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미와의 관계가 진전되더라도 북한의 대중 러브콜은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여기에 북한으로선 중국이 외부정보 유입과 탈북 차단이나 국방에 ‘완충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에서도 중국과의 관계를 중요시한다. 최근 3차 핵실험 징후가 포착됐지만, 미뤄진 것도 중국의 거부반응이 영향을 미쳤다는 게 외교가의 관측이다. 


이에 대해 정부 소식통은 “최근 들어 중국에 경제·외교적 의존도가 너무 높으니까 미사일·핵 실험도 일정하게 눈치를 보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북한이 지나친 대중의존도를 탈피하기 위한 경제적 자구책을 마련하는 시도를 동시에 진행할 것이란 관측이 제기된다. 전문가들은 김정은 시대 들어 동남아 국가들과의 경제협력 모색에 적극적인 모습이나 최근 러시아와의 관계 회복 움직임을 주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일본과의 납치자-전후 보상 문제를 일단락하기 짓기 위한 움직임에 주목하고 있다. 김 소장은 “최근 북일 당국 간 협상이 진행되는 것은 일본과의 관계개선을 통해 중국의존도를 어느 정도 탈피하기 위한 김정은의 전략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주민들의 지향과 요구를 김정은 체제가 뒤따르지 못하고 있다는 점은 중국의 김정은 체제에 대한 불신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대북전문가는 “김정은이 젊기에 어떤 방향으로 튈지 모르지만, 튀는 정도가 도를 넘어서면 북·중 관계도 훼손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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