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박근혜 대통령과 23일(현지시간)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진행된 한중 정상회담에서 “남북 양측의 자주적이고 평화적인 통일 실현을 희망한다”고 말했다. 시 주적이 한중 정상회담에서 한반도 통일 관련 발언을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시 주석은 이날 회담에서 “남북 양측이 멀리 내다보고 인내심을 갖고 부단히 화해와 협력 프로세스를 추진함으로써 최종적으로 자주적이고 평화적인 통일을 실현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고 중국 외교부가 24일 밝혔다.
박 대통령이 올해 ‘통일대박론’을 내세운 후 통일 준비에 박차를 가하는 점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해석된다. 다만 시 주석의 이 같은 한반도의 자주평화 통일 실현 지지는 1992년 한중 수교 이후 현재까지 중국이 고수하는 공식 입장이란 점에서 원론적인 입장 표명일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시 주석은 또 “조선(북한) 핵 문제는 마구 뒤얽혀 복잡하기 때문에 종합적인 시책이 필요하다”면서 “각 당사자들이 (한)반도의 형세가 상대적으로 완화되고 있는 기회를 잘 포착해 조속한 6자회담 재개를 이뤄내야 한다”고 말했다.
시 주석은 이어 “올해 이래 한반도 정세가 총체적으로 완화 추세를 유지하고 있으며 남북관계에서도 일정 부분 개선을 이뤄냈다”면서 “중국은 박근혜 대통령의 한반도 신뢰프로세스를 적극적으로 평가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또 “중한 양국은 반도 문제에서 공통의 이익과 관심사를 공유하고 있다”면서 구체적으로 한반도의 비핵화 실현과 평화 안정 유지 및 평화적 방식을 통한 문제 해결을 견지하고 있다는 점을 한중 양국의 공통점으로 꼽았다. 그러면서 “한중 양측이 협조와 협력을 전개해 나가는 데 부합하는 점도 매우 많다”며 한중 양국 간 지속적인 협력 필요성을 강조했다.
한중 관계에 대해 시 주석은 “박근혜 대통령과 수차례 회담을 통해 달성한 합의가 순조롭게 이행되고 전략적 소통과 정치적 상호신뢰가 강화되고 있다”면서 “각 분야에서 매우 좋은 협력동반자 관계가 이뤄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에 대해 박 대통령은 한반도 문제와 관련, 한국의 입장을 소개하면서 중국이 남북 대화를 권유하면서 남북관계 개선과 한반도 비핵화 실현을 위해 중요한 역할을 한 데 대해 감사의 뜻을 표했다.
박 대통령은 또 “한국은 양국 지도자 간 상호방문 강화, 한중 전략대화, 인문교류공동위원회 등을 잘 운영해 나가기를 희망한다”면서 “한중 FTA가 조속히 완성됨으로써 양국관계가 더 큰 발전을 이뤄내기를 희망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