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訪北과 북중관계 밀착

5년 뒤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의 뒤를 이을 시진핑(習近平) 국가부주석이 취임 이후 첫 해외방문 국가로 북한을 선택하고 17일부터 2박3일간 방북한다.

김일성 주석의 후계자로 선정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1983년 중국 방문을 연상케 하는 이번 방북은 미래 중국 최고지도부의 북한 지도부 상견례 형식이 강하지만 최근 빠르게 밀착하고 있는 북한과 중국 간의 관계를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있다는 것이 일반적인 분석이다.

작년 10월 노무현 전 대통령과 정상회담에서 ‘3자 또는 4자 정상회담’ 개최에 합의해 중국의 심기를 불편하게 했던 북한은 최근 들어 대중 관계를 빠르게 정상화하고 있다.

올해 3월 김 위원장은 북한 지도부를 이끌고 평양의 중국 대사관을 직접 방문하기도 했고 4월에는 헌법상 국가수반인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올림픽 사상 처음으로 평양에서 성화봉송행사를 가졌다.

또 북한은 ‘없는 살림’에도 불구하고 쓰촨(四川)성 대지진으로 인한 피해에 10만 달러를 성금으로 쾌척했고 티베트 사태로 중국 지도부가 국제적 비난에 시달릴 때는 일관되게 중국 정부의 편을 드는 모습도 보였다.

중국 신화통신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지난 2월 방북한 왕자루이(王家瑞) 중국 공산당 대외연락부장에게 “나는 중국을 절대로 배기(背棄)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중국 지도부도 국제식량가 폭등 속에서 식량난을 겪고 있는 북한에 대해서는 식량수출 쿼터를 늘려주기도 했고 이번에 방북하는 시진핑 부주석도 북측과 식량지원문제를 논의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북중 양국은 일종의 원조협정인 ‘경제과학기술협정’의 틀에서 매년 식량원조 규모와 시점을 논의해 작년까지 매년 10∼15만t에 달하는 원조식량을 북한에 제공해 왔으며 이번에는 미국의 50만t에 달하는 대북지원량을 감안해 규모를 확대할 것이라는 예상도 흘러나오고 있다.

작년 말까지만 해도 냉랭한 관계를 이어가던 북중관계가 최근 들어 빠른 속도로 밀착하며 재정상화의 길을 걷고 있는 것은 변화하고 있는 동북아 정세와 무관치 않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북한의 입장에서는 북미관계가 전환기를 맞이하는 가운데 미국의 대선으로 숨고르기가 불가피한 상황이고 이명박 정부의 등장 이후 남북관계가 악화되고 있는 만큼 북중관계 정상화를 통해 북한에 우호적인 환경을 조성하고 나아가 경제적 실리를 확보하려고 하고 있다는 것이다.

반면 중국의 입장에서는 변화하는 동북아 정세 속에서 지속적인 역내 안정을 추구함과 동시에 북한에 대한 ‘조정자 역할’을 강화함으로써 북핵관리에 나설 필요성이 있다는 것이다.

특히 최근 중국이 동북아 지역 외교에 힘을 쏟으면서 후진타오 국가주석의 방일로 대표되는 일본과 관계개선 움직임에다 북중관계를 활성화하고, 한중관계를 ‘전략적 파트너십’으로 격상시킨 것은 한.미.일 3각 공조에 대한 나름의 대응책이라는 지적이다.

이명박 대통령의 방중 기간 친강(秦剛) 외교부 대변인이 “한미 군사동맹은 지나간 역사의 산물”이라며 “시대가 변하고 동북아 각 국의 정황에 많은 변화가 생겼기 때문에 냉전시대의 군사동맹으로 역내에 닥친 안보문제를 생각하고 다루고 처리할 수 없다”고 비판한 것도 이러한 연장선에서 이해할 수 있다.

이러한 북중 양국의 이해 일치 속에서 북중관계는 앞으로 더욱 활성화되고 돈독해질 것이라는 게 일반적인 관측이다.

지난 4월 박의춘 외무상과 리병철 공군사령관이 취임 후 처음으로 중국을 방문했고 ‘피바다 가극단’과 평양교예단이 중국을 방문해 ‘꽃파는 처녀’ 등의 작품을 순회공연하기도 하는 등 정치.사회.문화교류가 전방위적으로 진행됐다.

또 중국에서는 다양한 기업과 경제단체 대표단이 북한을 방문해 경제협력사업에 관심을 보이고 있으며 류샤오밍(劉曉明) 북한 주재 중국대사는 지난 4일 “중국은 상호 무역과 투자를 늘려 기초시설건설, 광산자원개발, 광산품가공, 변경지구무역왕래 등 4대 분야에서 조선(북한)과 경제협력을 더욱 강화하기를 희망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김연철 고려대 아세아문제연구소 연구교수는 “최근 북중간의 관계는 재정상화라는 표현이 적합할 만큼 과거의 동맹관계를 회복한 것으로 보인다”며 “시기적으로 남쪽에서 이명박 정부가 출범하면서 북중관계가 밀착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동안 남쪽에 경제적으로 의존해오던 북한은 중국으로 파트너를 대체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고 중국은 한.미.일 3각동맹의 관리라는 동북아 외교전략 속에서 북한과 관계를 이끌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당분간 북중관계는 더욱 밀착될 것”이라고 전망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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