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시장 물가가 5월 이후로 지속적으로 하락해 7월 초 현재 쌀 가격이 평양 5000원, 혜산 5400원 등 올 들어 가장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여기에는 감자 수확 등 계절적 요인과 함께 북한 당국이 2호미(전시비축미)를 일부 배급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북한 당국은 주민들을 군사훈련에 연일 동원하면서 주민 불만이 고조되자 지난 3월 말경 ‘2호미’ 배급을 단행한 바 있다.
양강도 혜산 소식통은 2일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지난 3월부터 지속적으로 노동자들에겐 식구 수에 맞춰 보름치(15일 분)라며 배급이 이뤄졌다”면서 “옥수수가 많은 부분을 차지했고 쌀은 질이 떨어졌지만 6월 중반까지 5일 분, 10일 분으로 배급을 줘 그나마 숨통이 트였다”고 말했다. 북한에서는 일반적으로 공장 소속 노동자는 10일 분으로 4.5kg, 부양가족은 2kg으로 총 6.5kg 가량이다.
평양 소식통도 “지난달 중순 햇감자를 중심으로 위(당국)에서 배급을 줬다”면서 “배급이 이뤄진 이후 시장에 곡식들이 많이 나와 쌀 가격이 하락해 현재는 5000원 초반대를 유지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내부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 평양과 신의주, 혜산 쌀값은 올해 초 5600~7000원이었고 5월에는 5500~6300원에서 유지하다 6월 들어 쌀값이 지속적으로 하락했다.
북한에서는 배급이 이뤄지면 쌀 수요가 감소해 시장 쌀 가격이 하락한다. 특히 간부들은 배급 쌀이 품질이 좋지 않기 때문에 바로 시장에 내다팔아 쌀 가격 하락을 더욱 부추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6월 중순부터 농장원들에게 햇감자가 배급돼 쌀 가격 하락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전해졌다. 수확에 동원됐던 주민들이 뒤로 빼돌린 감자를 시장에 내다파는 모습도 심심찮게 볼 수 있다는 것이 소식통의 전언이다.
소식통은 “빈곤층 주민들은 현재 못 먹는 것보다는 앞날에 대한 걱정을 더 많이 해 쌀을 팔고 돈을 모으고 있다”면서 “간부들은 원래 배급된 쌀을 먹지 않았기 때문에 배급이 이뤄지면 모든 주민들이 다 쌀을 시장에 내논 것처럼 물동량이 갑자기 폭등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소식통은 이어 “배급량이 점차 줄고 있어 정부 공급 능력에 한계를 드러내고 있는 것 같다”면서 “위에서는 지속적인 배급을 이야기하고 있지만, 주민들은 이를 그대로 믿는 분위기가 아니다”고 말했다.
소식통은 “봄에 나오는 감자는 원래 양이 적었고 대체작물이라고 할 수 있는 보리는 9월은 돼야 주민들에게 돌아갈 수 있을 것”이라며 “중국 등 외부에서 많은 곡물이 들여오지 않는 이상 7월 중순이 지나면 식량 부족으로 가격 상승이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