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응원에서 통영의 딸 구출 가능성 答 찾아”






23일간 통영의 딸 구출을 위한 1700리
대장정을 마친 최홍재 단장.
23일간 통영의 딸 구출을 위한 1700리(680km) 대장정을 마친 최홍재 단장은 “우리가 행군하는 동안 많은 시민들의 관심과 애정을 보면서 통영의 딸 구출을 위한 운동이 국민적인 운동으로 확산될 수 있다는 것을 확신했다”고 평가했다.


최 단장은 11일 오후 대장정 순례단 해단식 후 가진 데일리NK와 인터뷰에서 “우리가 국토 대장정을 시작할 때 시민들의 관심을 유발시켜 통영의 딸 구출 운동이 국민운동으로 확산되는 디딤돌을 만들어보겠다는 것이 목표였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최 단장은 “대장정에 참여한 아들이 ‘대장정으로 아주머니를 구할 수 있어요’라고 물었을 때 솔직히 대답하지 못했다”면서 “하지만 시민들이 함께 눈물을 글썽거리고 응원해 주는 모습을 보고 아들 스스로 답을 찾았다. 이제 아들은 자신있게 ‘구할 수 있다’고 말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그는 “아들 스스로도 구할 수 있다고 느낀 것 같고 나 또한 23일간 행군에서 공감대가 확실히 형성되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면서 “자발적으로 행사에 참여하고 엽서를 보내주고 박수쳐 준 시민들 모두 대장정에 참여한 것이나 다름없다”고 강조했다.


23일간의 대장정 기간 10여명 단원들은 30여개의 도시에서 통영의 딸 구출을 위한 백만엽서 청원운동을 벌였고 매일 수백 장의 엽서를 시민들에게 배포했다. 또한 517명의 납치 피해자들의 아픔과 고통도 시민들에게 알렸다.


하루 평균 30km의 장거리 행군을 하면서 체력과 정신력이 한계에 도달했다. 단원들은 물리치료와 진통제를 맞으면서 행군했다. 일부 단원들은 연일 지속되는 강행군으로 다리를 절뚝거리기도 했지만 포기하는 단원은 없었다. 새로운 도시에 입성할 때마다 애정과 관심으로 응원해주는 시민들이 있었기 때문에 대장정 종주가 가능했다는 것이 단원들의 하나같은 마음이다. 


최 단장은 “전국의 시민들은 단원들이 도시에 입성할 때마다 반갑게 맞아주었고 차타고 가다가 일부러 돌아와 자양강장제를 주시는 분들도 있었다”면서 “‘꼭 구하자’고 마음을 모아주고, 세 모녀에 대한 고통을 나누자는 시민들의 마음이 체력적으로 바닥난 단원들의 가장 큰 힘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구간마다 우리를 응원해주면서 양말과 음료를 제공하고 이름 모를 시민들이 우체통에 엽서와 봉투에 후원금을 넣어 준 분들이 여럿 있었다”면서 “통영에서 40대 후반의 한 아주머니는 ‘통영의 한 시민’이라 적힌 봉투를 주셨는데 너무 고마워 이름을 물었지만 가르쳐 주기 않았다. 부끄러워 하시던 얼굴이 생생하다. 머리 속에 그림을 그릴 수 있을 만큼 생생하다”고 밝혔다.


거의 모든 구간을 함께 해준 어린 단원들이 대장정 단원들에게 활력과 힘이 됐다. 최 단장의 딸과 아들, 성인 참가자의 자녀 2명 등 총 4명이 이번 대장정에 참여했다. 젊은 성인들도 치료를 받을 정도로 힘든 행군이었지만 어린 단원들은 힘든 기색 없이 씩씩하게 마지막까지 대장정에 참여했다. 


최 단장은 “대장정 기간 가장 기뻤던 것은 아이들이 밀양에서 합류했을 때인데, 사실 육체적으로는 제일 힘든 때였다”면서 “정상적으로 걸을 수 없는 상황이었지만 아이들이 와서 너무 기뻤다. 여자보다 어머니가 강하듯이, 남자보다는 아버지가 강하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아이들이 와서 어마어마한 힘을 얻었다. 특히 막내가 추풍령 눈쌓인 고개 44km를 종주한 것을 보면서 내가 힘들다 이야기는 할 수 없었다”면서 “첫째 녀석도 몸무게가 많이 나가 초반에 많이 힘들어 했지만 이내 적응했다. 어린 애들이 쌩쌩하니까 우리가 아이들을 지켜주기 보다는 아이들이 우리에게 용기를 줬다”고 덧붙였다.


“‘통영의 딸’ 외면하면 국회의원 자격 없다”


최 단장은 국민들 관심 고조뿐 아니라 국제사회에서 통영의 딸 구출 운동이 확산되고 있지만 유독 대한민국 국회만 무관심하다고 지적했다. 


최 단장은 “마르쿠스 레닝 독일인권보호관은 우리들에게 어떤 것을 도와줘야 할지 물었다. 그는 ‘평양에라도 가겠다’고 말했다”고 소개하면서 “그러나 우리 정치권은 온통 내년 총선에만 관심이 있는데, 왜 국회의원이 되려고 하는지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통영의 딸에 대한 정치권의 무관심은 참으로 부끄러운 일”이라면서 “오길남 박사가 독일에 갔을 때 독일 의회가 많은 관심 보였고 미국 의회에서도 오 박사를 초청하는 등 국제사회가 관심을 보이고 있지만 한국 국회만이 움직이지 않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그는 “두 딸과 함께 수용소에 있는 신숙자씨를 ‘나 몰라라’한다면 국회의원 자격이 없다”며 “이에 대한 정부 기관의 진전된 움직임도 없다. 국민의 자유와 생명을 지켜야 할 정부가 자국민의 어마어마한 고통에 대책이 없으면 안 된다”고 안타까워했다.


최 단장은 대장정을 통해 형성된 국민적 공감대를 계속해서 이어가 통영의 딸 운동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이번 통영의 딸 구출운동에는 한국기독교총연합회, 한국자유총연맹, 대한변호사협회, 대한민국재향군인회, 한국예술문화단체총연합회 등 각계각층 50여개의 사회단체들이 참여하고 있다.


백만엽서 청원운동 본부측은 “통영의 딸 구출을 위한 백만 청원엽서 운동을 통해 형성된 국민적 공감대가 대국민운동으로 전환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며, 향후 ‘통영의 딸 구출을 위한 국민운동본부’ 결성의 토대가 마련되기 기대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