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사회 진영, ‘국민통합’ 발벗고 나섰다

시민사회 진영이 ‘국민통합운동’에 첫발을 내디뎠다. 한국의 선진화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건국·산업화세력과 민주화세력 간의 대립이 여야 정치권 대립으로 이어지고 나아가 국민분열로 귀결되는 ‘악순환’을 끊어야 한다는 인식에서다.


‘국민통합’은 18대 대선에서 여야의 주요 공약으로 제시됐을 만큼 시대적 과제로 인식되고 있다. 광우병 파동, 천안함 폭침, 제주해군기지 건립 등을 둘러싼 갈등이 국민적 분열로 이어져 한국사회의 발전을 저해하고 있다는 것이 정치권과 시민사회 진영의 판단이다.  


21일 발족한 ‘국민통합시민운동(이하 시민운동)’은 이 같은 한국사회의 극단적 대립을 해소하는 데 활동방향이 맞춰져 있다.


시민운동은 ▲대한민국의 정통성과 정당성에 대한 확인 ▲한미동맹 수호 ▲종북(從北)주의 청산 ▲색깔논쟁 지양 등을 활동방향으로 설정하고, 이를 위해 상이한 이념집단 간의 대화와 공존기반 모색, 동서 간 화합, 세대 갈등 해소, 한국현대사의 집필과 보급 등을 주요 과제로 제시했다.


이에 따라 조직적 기반을 튼튼히 구축하는 데 우선 주력할 계획이다. 시민운동 측의 한 관계자는 “다수가 참여하는 국민운동의 조직적 기반을 마련하는 데 우선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초기에는 국민통합운동의 정당성과 사회적 과제에 대한 폭넓은 공감대 형성에 주력할 예정이다. 오영세 사무총장은 데일리NK에 “대한민국의 정체성과 번영·발전을 부정하는 여타 세력과도 모든 사안을 열어두고 의견을 모아가는 일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오 사무총장에 따르면 제주해군기지 문제, 쌍용차 파동 등 사회적 갈등을 유발하고 있는 주요 현안에 대한 실사 작업을 통해 해결 방안을 제시하는 ‘백서’ 등을 발간하는 것도 계획하고 있다.  


더불어 박근혜 정부의 국민통합 정책을 적극적으로 추동하는 것도 주요 역할이다. 시민운동 측은 “민관이 협력할 부분에 정치권이 일선에 나서도록 협력·견제하고, 정부가 적절한 기구를 만들어 적극적인 역할에 나서도록 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국민통합’과 관련해 정부는 탕평인사와 지역균형 발전, 특정 계층과 세대 간의 불균형 해소, 국가 요직 인사권 남용 해소 등의 역할을 담당하고, 시민사회 진영은 이념적 대립 해소, 과거사 문제, 사회적 갈등을 유발하는 사안 등에 주력해야 한다는 것이 시민운동 측의 설명이다. 


실제 국민통합의 주요 과제로 인식되는 ‘과거사 청산’ 운동 등에 정부의 국민통합운동이 집중될 경우 좌편향 운동 진영에 발목이 잡힐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때문에 이 같은 영역에서의 시민운동 등 민간차원의 적극적인 활동이 필요하다는 문제의식에서다.


오 사무총장은 “박근혜 정부가 국민통합과 관련한 공약을 이행하는 과정에서 실천의지를 갖고 해나갈 수 있도록 시민운동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추동하는 역할을 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현재 안병직, 박상증 공동대표 등 시민운동 지도부들은 18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산하 국민통합위원회 측과 간담회 등을 통해 향후 활동에 대한 의견을 교환하고 있다.


한 시민운동 관계자는 “현대사나 사회적 갈등 등을 재조명하는 데 정부가 나서는 것은 부담이다”며 “특정 정파세력의 대변자로서가 아닌 건전한 민간차원의 사회통합 운동진영으로서 역할을 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진보, 좌파 진영의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하는 문제는 여전히 숙제로 남아있다. 여기에 활동의 순수성을 위해 정부와 적당한 거리를 두는 것도 필요하다. 자칫 관변단체로 인식되면 운동의 취지와 필요성에도 불구하고 또 다른 갈등을 양산하는 소재로 활용될 수 있기 때문이다.


박상증 공동대표(전 아름다운재단 이사장)가 “우리나라의 역사적 정체성에 국민들이 공감하고 여기에 대한 확신을 가짐으로써 국민통합에 이를 수 있다”고 했고, 안병직 공동대표는 “권력으로부터 독립된 시민운동이 필요하다”고 말한 것도 이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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