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의 대표적인 시민단체들이 한반도의 평화를 위해 북한의 핵 포기와 미국의 대북 적대정책 철회가 동시적으로 이뤄져야 하고, 이를 위해 한국정부가 미국에 압력을 가해야한다는 주장을 제기했다.
<참여연대> <통일연대> <환경운동연합>등 한국의 대표적인 시민단체 91개 단체는 25일 오전 ‘한반도 평화실현과 핵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한 시민사회단체 선언’에 대한 기자회견을 갖고 이와같은 요지의 선언문을 발표했다.
단체들은 2.10 북한의 핵보유 성명 이후 미국, 일본 등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및 봉쇄 조치 움직임에 우려를 표하며 ▲평화적이고 조속한 북핵문제 해결 ▲한반도 비핵화 달성 ▲한반도 주민 의사의 우선적인 존중이라는 3원칙을 제시했다.
선언문에는 북한의 핵 포기와 미국의 대북정책 정책의 철회가 상호 동시적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것을 핵심으로 한다고 명시되어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한국정부가 북한의 핵 포기 뿐만 아니라 미국의 대북적대정책의 철회도 공식적으로 요구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한, 단체들은 대북압박 정책 대신에 비료지원을 비롯한 인도적인 대북지원과 남북경협을 강화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이들은 1993~94년 위기 당시 김영상 정부가 “핵을 가진 자와 악수할 수 없다”며 대북강경책으로 일관해 전쟁 위기를 초래한 것이라고 비판하며, 이와같은 과오가 반복되어서는 안된다고 강조하고 있다.
이외에도 단체들은 6자회담의 조속한 재개, 한국 정부의 대북 특사파견 추진과 국회차원의 초당적 접근 등을 주문했다.
한편, 김정일과 21일 면담하고 돌아온 왕자루이 공산당 대외연락부장이 “북한이 6자회담 복귀 조건으로 바라는 것은 ‘물질적 보상’이 아니라 미국의 ‘대북적대정책’ 철회”라고 발표한 직후 북한의 요구와 일치하는 주장이 제기된 것이라, 시민단체들의 친북적 편향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미국 행정부가 공식적으로 대북적대정책을 부인하고 있는 상황에서 시민단체들의 이같은 요구는 비현실적 제안으로 비춰질 가능성이 있다.
또 북한이 대북유화정책으로 핵무기를 포기할 가능성에 대한 의구심이 제기되는 가운데 이들의 선언이 얼마나 설득력을 얻을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양정아 기자 junga@dailyn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