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 정부군 자포자기로 화학무기 사용하나

시리아 내전에서 수세에 몰린 정부군이 맹독성 신경가스인 사린의 원료를 폭탄에 탑재하고 바샤르 알 아사드(Bashar al-Assad) 대통령의 공습 명령을 기다리고 있다고 5일 외신들이 일제히 보도했다. 시리아 내부에서는 아사드 대통령의 화학무기 사용에 국민들의 불안감이 최고조에 달했다는 소식들이 잇따라 전해지고 있다. 


미국 정부 관계자들은 N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이 폭탄들은 수십 대의 전투 폭격기를 통해 시리아 국민들의 머리 위로 떨어질 수 있다”면서 “아직 폭탄이 전투기에 실리지 않았고 아사드 대통령도 최종 명령을 내리진 않았지만, 일단 명령이 내려지면 국제사회가 이를 막을 방법은 거의 없다”고 밝혔다.


사린가스는 사람의 호흡기나 피부 접촉을 통해 중추신경계를 마비시켜 몇 분 이내에 생명을 앗아가는 화학무기로, 청산가리보다 500배 강한 독성을 가졌다. 1988년 사담 후세인 이라크 정권이 한 번의 사린가스 공격으로 쿠르드족 5000여 명을 몰살한 사례가 있다.


앞서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은 벨기에에서 열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외무장관 회의에서 “알 아사드의 퇴진은 필연적”이라며 “상황이 절박해진 시리아 정권이 화학무기 사용을 감행하거나 통제력을 상실할 수 있다는 점이 우려된다”고 지적한 바 있다.


유엔은 이러한 보도에 절대 용납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이날 아사드 대통령에게 어떤 상황에서도 화학무기 사용을 자제하고, 시리아 정부의 기본적인 책임을 강조한 서한을 보냈다고 유엔공보관을 통해 밝혔다.



하지만 시리아 파이살 알 마크다드 외무차관은 “화학무기 사용은 절대 없을 것”이라면서 “서방국가들이 시리아 내전 개입을 위한 구실로 화학무기 공포를 부추기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편, 아사드 대통령이 남미 국가 망명을 타진하고 있다는 주장도 5일 제기됐다. 이스라엘 일간지 ‘하레츠’는 “파이잘 알 미크다드 시리아 외무차관이 지난 몇 주 동안 쿠바, 베네수엘라 등을 방문해 아사드의 망명 의사를 담은 비밀 서한을 각국 정상에게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마크 토너 미 국무부 대변인도 “중동 및 다른 여러 국가들이 아사드 대통령과 가족에게 망명을 허용하는 비공식적 제안을 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쿠바 등 관련국은 망명 허용에 신중해야 하며 시리아 국민에게 책임 있는 행동을 보여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