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교수 외대 학술대회서 논문발표

“한국전쟁 정전협상에서 통역사들은 험악한 분위기 속에 극도로 긴장한 채 통역했습니다. 심지어 북한 통역사는 협상 후 처형되기도 했습니다.”

24일 한국외대 국제관에서 열린 `통번역의 새 지평’ 국제 학술대회에 참여한 스페인 그라나다 통번역대학원 마리아 마뉴엘라 페르난데스 교수는 6·25전쟁 정전협상에 참여한 통역사들의 증언을 분석한 논문을 발표했다.

논문에서 그는 적대적 분위기에서 판문점 정전협상이 진행됐던 탓에 통역사도 곤란에 처하는 경우가 많았다고 분석했다.

페르난데스 교수는 “통역사들은 모든 위험을 감수하고 협상자리에 나섰다. 실제로 북한 대표 측의 한 통역사가 회담 후 사형을 당했다는 증언도 있었다”고 밝혔다.

또 “서로 `배신자 미개인’, `잡범’ 등의 인신공격을 퍼부어 댔고 욕설 또한 외교 전략의 일환이었다. 어떤 때는 통역사들이 사전을 놓고 새로운 선동적 단어를 발굴해 내고자 머리를 맞대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는 아울러 협상에서 모호한 문장을 쓰는데도 이유가 있었기 때문에 통역사가 더 뜻을 명확히 해서는 안 돼 곤란을 느끼기도 했다고 전했다.

페르난데스 교수는 “판문점 정전회담에서의 통역사는 본래 임무를 말고도 많은 기술적 과제를 담당했다. 위험하긴 했지만 획기적인 경험이 됐을 것”이라며 “당시 통역사들이 협상 전체에 미친 영향도 과소평가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통번역대학원 개원 30주년 기념식을 하루 앞두고 열린 학술대회에는 국제회의통역사협회(AIIC) 브노아 크러메 회장과 세계통번역대학원협회(CIUTI) 하날로레 리얀케 회장 등이 참석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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