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北 대사관 침투 주도 ‘자유조선’ “활동 일시 중단”

자유조선
북한 임시정부를 표방하는 ‘자유조선’이 28일 홈페이지에 입장문을 올렸다, /사진=자유조선 홈페이지 캡처

지난달 스페인 주재 북한대사관 습격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진 반(反)북한 단체 ‘자유조선(옛 천리마민방위)’이 활동을 일시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철저히 베일에 가려졌던 이들이 최근 대사관 습격 사건 이후 관련 인물과 조직에 대한 정보가 노출되자 활동을 중단한 것으로 보인다.

자유조선은 28일 홈페이지를 통해 “북한 정권을 겨냥하는 여러 작업을 준비 중이었다”며 “그러나 언론의 온갖 추측성 기사들의 공격으로 행동 소조들의 활동은 일시 중단 상태이다”고 밝혔다.

자유조선은 “언론은 우리 조직의 실체나 구성원에 대한 관심을 자제해달라”며 “우리의 더 큰 일들이 앞에 있다”고 전했다.

스페인 법원과 언론에 의해 이번 사건 관련자 중 일부의 신상정보가 공개돼 활동에 제약이 생긴만큼 추가적인 노출을 막기 위해 언론에 관심과 추적을 자제해 줄 것을 당부한 것이다.

그러면서 그들은 “우리는 김씨 일가 세습을 끊어버릴 신념으로 결집된 국내외 조직이다”며 “우리는 행동으로 북한 내 혁명 동지들과 함께 김정은 정권을 뿌리째 흔들 것이다”고 주장해 향후에 활동을 재개할 것임을 시사했다.

‘자유조선’은 지난 1일 자신들을 북한 인민을 대표하는 유일한 합법 조직이자 임시정부라고 선포했으며 지난 11일에는 말레이시아 북한 대사관에 외벽에 ‘김정은 타도’라는 문구를 적는 활동을 진행해왔다.

또한, 이들은 지난 20일에는 김일성 김정일의 초상화를 훼손하는 모습이 담긴 ‘조국 땅에서’라는 제목의 영상을 공개하며 “김일성 김정일 김정은 신격화를 타도한다”고 말했다.

외교공관 영내를 당사국의 영토로 인정한다는 점에서 이들이 말한 ‘조국땅’은 실제 북한 영토가 아닌 스페인 주재 북한 대사관 영내로 추측된다.

한편 일각에서는 외교공관 습격 같은 다소 과격한 활동은 북한의 근본적인 변화를 이끌어 내기에는 분명한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또한 스페인과 미국의 외교 문제로 비화되고 EU 전체에서 향후 북한 민주화 운동과 탈북민 활동에 대한 지지를 이끌어 내는 데 장애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하태경 바른미래당 의원은 “미국 정부가 도와줬다는 보도가 나오고 있기 때문에 북한도 미국에 항의를 할 수 있고, 지원을 끊으라고 요청을 할 수도 있다고 본다”면서 “그런 상황이 되면 이번 스페인 주재 북한 대사관 침투 사건은 북미 관계에 새로운 변수가 될 것이고, 어려워진 북핵 협상이 더 난항에 빠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