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븐스 “한국, 아프간서 기여할 부분 협력해야”

캐슬린 스티븐스 주한 미국대사는 미국 정부가 한국 정부에 아프간 파병을 요청할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했다.

스티븐스 대사는 지난 22일 한겨레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아프간뿐 아니라 세계의 다른 지역에서 한국이 기여할 수 있는 부분에 대해서도 논의를 하고 협력해 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한국군의 아프간 파병 요청 가능성을 내비쳤다고 26일 이 신문이 보도했다.

스티븐스 대사는 지난주 임무를 마치고 귀국한 이라크 파병 자이툰부대에 대해 “미국 정부는 세계 여러 지역에서 한국의 기여에 매우 감사한다”며 “자이툰 부대로 인해 이라크인들의 삶이 개선됐고, 한국이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한국군의 역할을 높게 평가했다.

한국 내 반미감정에 대해서는 “미국 정책에 동의하지 않거나 미국 영화, 식품을 싫어한다는 것을 반미정서, 반미감정이라고 볼 수 없다”며 “이를 가벼이 여기는 것은 아니지만, 반미감정이 아닌 개인 의견이 표출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스티븐스 대사는 밝혔다.

이어 자신이 한국에 마지막으로 머물렀던 1988년과 비교해 “(한미 양국은) 가치, 관행, 가족의 유대, 공통의 경험 등 관계가 더욱 풍성해지고 끈끈해졌다”며 “80년대 한국이 민주화되지 않았을 때의 반미감정과 민주화된 현재의 상황은 많이 다르다”고 말했다.

한국 여당이 의회에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을 서두르는 데 대해 “(최근) 방한한 미국 의원들도 한국 의회가 FTA를 비준하면 워싱턴에 중요한 시그널이 되겠지만, 한국이 언제 어떻게 비준할지는 미국 쪽에서 결정할 수 없다고 했다”고 밝혔다.

오바마 행정부 출범 뒤 미북 정상회담 성사 가능성에 대해서는 “오바마 행정부가 출범하면 동맹관계를 공고히 하고, 6자 회담 틀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면서 한반도 비핵화와 북한과의 관계 정상화 목표를 달성하고자 여러 방법을 통한 외교를 펼칠 것”이라고 성급한 추측을 경계했다.

한편, 지난 23일(현지시간) 미 국무부 숀 매코맥 대변인은 한국군의 아프가니스탄 파병 문제에 대해 “국무부는 한국이 아프간이나 이라크 등에서 미국에 협조해온 점에 대해 매우 감사하게 생각하지만 이 시점에서 미국은 이와 관련한 어떤 요청도 한 적이 없다”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