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라우브 “韓, 미 대북정책 변화 너무 과장”

데이비드 스트라우브 전 미 국무부 한국과장은 17일 “미국의 대북정책이 복합적인 요소로 인해 바뀌었지만 이 변화가 한국에서는 지나치게 과장돼 (해석되고)있다”고 말했다.

스트라우브 전 과장은 이날 뉴라이트 재단이 주최한 토론회에서 미국의 대북정책 변화와 관련, 이 같이 말하고 “바뀐 것은 북한과의 양자협상을 완전히 거절하던 미국이 제한적 양자협상을 하고 있다는 점이며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돌이킬 수 없는 핵폐기'(CVID)를 포기한 것이 절대 아니다”고 단언했다.

그는 이어 “부시 대통령이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기본적인 것과 철학은 바뀌지 않았다”면서 다만 현재 이라크 등 국내 정치적 사안 때문에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에게 대북정책을 맡긴 것이라고 말했다.

스트라우브 전 과장은 “앞으로 진전이 있으면 북한은 경수로 등 훨씬 더 많은 것을 요구할 것이고 경수로가 완공되기 전에 북한이 핵을 포기하는 것은 상상도 할 수 없다”면서 “북이 경수로를 요구하게 되면 부시 대통령이 다시 강경책으로 회귀할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부시 대통령은 지금 경수로 같은 것에 대해 모르고 있을 것”이라면서 “그는 북한에 대해 아는 것이 거의 없다”고 덧붙였다.

스트라우브 전 과장은 또 “북한은 13년 전에 비해 훨씬 더 많은 것을 요구하고 있고 핵무기 보유국으로서 미국과 대등하다는 입장”이라면서 “미국은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조금 더 가다가 김 위원장과 부시 대통령이 부닥쳐 움직이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이어 “그렇다고 해서 전쟁으로 가는 것도 아니고 문제를 다른 방법으로 해결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면서 “이러한(움직이지 않는) 상황이 부시 대통령의 임기 말까지 계속될 공산이 가장 크다”고 말했다.

스트라우브 전 과장은 1994년 미.북 제네바 합의와 ‘2.13 합의’에 언급, 두 합의가 사실상 같으며 차이점으로는 “‘2.13 합의’에서 동결이라는 단어 대신 불능화를 쓰고 핵폐기까지 수 년이 아니라 수 개월이 걸릴 것이라고 하는 것일뿐”이라고 꼽았다.

그는 특히 “불능화는 사실상 동결을 의미하지만 부시 대통령이 클린턴 전 대통령의 제네바 합의를 굉장히 싫어했기 때문에 이렇게 다른 용어를 쓴 것”이라면서 “부시 대통령은 제네바 합의가 북한에 핵시설 동결 대가로 많은 혜택을 준 ‘바보같은 합의’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전했다.

스트라우브 전 과장은 이어 “북한은 몇 번이나 공개.비공개적으로 미국이 대북적대 정책을 포기하면 핵을 포기하고 싶다고 말해왔지만 그것은 하나의 전술적 표현”이라고 단언하고 “6자회담 당사국이 모여 합의를 도출한 것은 좋지만 그걸 그대로 믿어서는 안 된다”면서 “북한은 김정일 위원장의 마음에 따라 말을 바꾼 적이 너무 많다”고 지적했다.

토론회에 발제자로 참석한 차두현 국방연구원 국방현안팀장은 2.13 합의가 앞으로 나가기에는 장애요인이 많다면서 “앞으로 북한의 핵시설 신고 리스트를 작성하는 과정에서 6자회담 당사자간 시각이 천차만별이기 때문에 이것이 드러날 것”이라고 말했다.

차 팀장은 “국내정치적인 이유로 인해 북한은 굉장히 제한적인 리스트를 만드려고 할 것이며 이러한 상황에서 6자가 타협할 여지가 줄어들 수 밖에 없다”면서 “이렇게 되면 미국에서도 국내적으로 핵문제 해결 여부를 둘러싸고 논쟁이 필연적으로 발생할 수 밖에 없다”고 전망했다.

그는 이어 “5개국은 앞으로 핵 리스트를 어떻게 만들 것인가에 대해 냉철히 계산해야 할 것”이라며 “북한이 2.13 합의를 어겼을 상황에 대한 기본 준비도 해 나아가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날 토론회는 신지호 자유주의연대 대표의 사회로 진행되었으며 권영세 한나라당 의원 등이 토론자로 참석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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