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정부가 주창하는 실용적 대북정책의 입장을 견지하기 위해 최우선적인 과제는 남북간 마찰을 최소화하는 것이라고 김용호 연세대 교수가 6일 주장했다.
김 교수는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소가 ‘강경과 온건의 대북정책: 스마트 파워를 향하여’라는 주제로 이날 대한상공회의소에서 개최한 학술심포지엄에서 “북한을 상대로 별 효력없는 제재만을 늘어놓는 미국과의 공조를 통해서 불필요한 마찰을 초래하면 할수록 우리에게 유리할 것은 없다”며 정부의 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구상(PSI) 전면 참여에도 부정적 입장을 나타냈다.
그는 “북한이 `자주국가로서 주권을 행사’하는 차원에서 미사일 시험발사를 하거나 핵실험을 한다면 우리도 북한의 논리를 그대로 이용해 자주국가로서의 주권을 행사하는 차원에서 북한의 대량살상무기에 상응하는 방어력을 추구하면 된다”고 말했다.
그는 남북경협이 아직 대북 협상력 면에서 효과가 없지만 “지난 10년간 대북 경협에 투자된 인적.물적 자원을 한순간에 물거품으로 만들기보다는 이를 확대시켜 경제적 시너지 효과를 창출하는 데 주력하는 대안이 오히려 실용적 입장에 가깝다고 판단된다”고 제언했다.
이명박 정부의 ‘비핵.개방.3천’ 구상에 대해 그는 “대북정책으로서의 성격보다는 선거전략으로서의 경향”이 짙어 안보를 우선시하는 보수층의 여론을 우선시하다 보니 김정일 정권의 생존을 최우선시하는 북한의 입지를 간과해 결국 남북관계의 경색을 초래했다고 분석하고, 대북정책에서 북한이 `가장 원하는 것’과 `가장 싫어하는 것’을 찾아내 활용할 것을 주장했다.
이와 관련, 그는 “북한이 가장 원하는 것인 `안전보장’은 우리 손에 없지만 북한이 가장 싫어하는 카드는 우리에게 있다”며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탈북자 중심의 민간단체에서 북한에 띄워 보낸 고무풍선에 대한 북한의 반응은 북한 스스로 약점을 드러낸 것으로 풀이해 볼 수 있다”고 지적하고 이를 남북대화에서 전술적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제시했다.
지난 1990년대 대북 인도주의 지원 사업을 벌였던 에드워드 리드 아시아재단 대표는 “`스마트 파워’를 북한에 적용할 때 핵심은 개방을 추진하는 것”이며 이는 “북한 사람들이 협조와 지원을 원하는 분야에서 함께 일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북한과 협조 가능 분야로 그는 인도주의 지원을 비롯해 농업, 용수, 위생, 보건 등 당면 문제들을 해결하는 데 필요한 기술 훈련과 세밀한 개발 지원, 합법적 국제 무역 등을 꼽았다.
그는 “북한을 평화로운 세계공동체에 통합시키는 것을 염두에 둔 이 같은 접근법은 비핵화와 강하게 연계하기보다는 독립적으로 추진해야 오히려 핵문제 해결을 위한 신뢰 조성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