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노트, 스위스 인쇄기에 佛 잉크로 제조”

북한이 제조한 것으로 의심되는 미화 100달러 위조지폐인 ‘슈퍼노트’가 잇따라 미국에서 대규모로 적발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영국의 일간 인디펜던트가 슈퍼노트에 관해 일반에 잘 알려지지 않은 의혹들을 보도했다.

이 신문은 슈퍼노트가 평양 인근 평성의 인쇄소를 비롯해 3곳의 인쇄소에서 분산 제작되고 있으며, 슈퍼노트 제조공장에 일하는 사람들은 다른 일반 근로자들보다 ‘특별대우’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슈퍼노트는 북한 정부의 39호실이라는 곳의 지령을 받아 평양 인근 평성의 ’62호 인쇄소’에서 주로 만들어지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에서 일했던 한 탈북자는 62호 인쇄소의 근로자들이 하루에 쌀 600g과 ‘가족 식량’ 등 양질의 식량을 배급받는 등 다른 일반 북한 근로자들과 비교하면 대우가 훨씬 좋다고 말했다.

슈퍼노트 제작에 쓰이는 인쇄기는 스위스의 ‘드 라 뤼 글로리'(De la rue Glori)라는 회사가 제작한 것으로, 주 인쇄기 외의 기타 장비는 일본제가 많고, 종이는 홍콩, 잉크는 프랑스에서 들여오고 있다고 인디펜던트는 전했다.

신문은 또한 한국의 한 북한 전문가를 인용, 62호 인쇄소 외에 북한 내에 위조지폐 공장이 두 군데 더 있다고 보도했다.

인민군 정찰국의 감독을 받는 ‘성신 인쇄소’라는 곳과 조선노동당 중앙위의 통제를 받으며 오스트리아제 인쇄 장비를 사용하는 또 다른 인쇄소가 있다는 것이다.

인디펜던트는 이 전문가의 주체 사상에 대한 설명을 빌려 슈퍼노트 제작이 “미국이 세계 기축통화인 달러를 제조한다면, 우리(북한) 역시 우리의 달러를 만들어야 한다”는 사고에서 시작됐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아울러 이 전문가는 2년 전에 슈퍼노트의 유포를 지원하는 39호실 소속 직원들이 베이징 주재 북한대사관을 떠나라는 명령을 받았지만, 이들은 독일과 크로아티아, 중동 등지로 자리를 옮겨 암약하고 있다고 전했다.

인디펜던트는 미국 내 슈퍼노트의 유통 과정을 수사한 미 연방수사국(FBI) 특수요원도 인용해 북한이 슈퍼노트를 제조의 주범국이라는 의혹을 기정사실화했다.

특수요원 루 칼바레스는 FBI가 지난 2003년부터 2005년까지 대대적으로 벌인 위조 담배와 위폐, 불법무기 단속 작전 도중, 태국에서 유도선수 출신의 ‘지미 홍’이라는 중국인을 만났는데, 이 인물은 북한이 슈퍼노트와 무기류를 밀매하는데 관여하고 있다고 자신을 소개했다.

이 남자는 신분을 위장한 칼바레스 요원에게 슈퍼노트 500만 달러를 살 것을 제안하며 각종 포와 로켓 발사기 등 고성능 무기류가 담긴, 한국어를 영어로 번역한 카탈로그를 보내 무기 판매도 꾀했다고 칼바레스 요원은 전했다.

2005년 런던 지하철 테러가 발생하자 FBI는 불법 무기가 미국 내로 유입될 것을 우려해 이 사건의 관련자 전원 체포 명령을 긴급 하달했고 FBI는 당시 87명을 밀매 등의 혐의로 검거한 바 있다.

한편, 인디펜던트는 북한이 전 세계에서 불법 밀매 조직을 통해 위폐를 유통하고 있다는 사실은 슈퍼노트와 북한의 핵확산 위협이 보다 끔찍한 방식으로 결합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지적했다.

북한이 전 세계의 범죄조직을 통해 다년간 불법 무기와 마약 등을 유포해온 사실에 비추어볼 때, 북한이 자신들이 보유한 핵물질을 핵무기로 전용할 수 있는 파트너를 찾는 일이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라는 것이다.

칼바레스 요원은 이 같은 지적에 대해 “매우 두려운 일”이라며, 북한의 지하 경제와 핵확산 위협 등 “모든 것이 연결돼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지난 21일 미국의 잡지 ‘배니티 페어’가 최근호에서 북한의 위폐, 마약, 가짜담배 제조 등 일련의 불법행위에 대한 특집기사를 통해 슈퍼노트가 지난해 미국에서 대규모로 적발됐다고 보도하는 등 슈퍼노트를 둘러싼 각종 의혹과 논란은 미국과 유럽 언론들에서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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