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통죄는 화물 검색 北 압박 본격화

유엔의 대북 제제결의안 채택 이후 북한의 화물 검색 강화 등을 통한 국제사회의 대북 숨통죄기가 본격화되고 있다.

중국이 북한과의 국경지대에 철조망을 친데 이어 무역물품 화물 검색을 시작했고, 미국은 16일 북한의 지하 핵실험 사실을 공식 확인함으로써 대북 압박의 고삐를 바짝 당겼다.

이미 일본은 자체적인 제재령을 본격 가동하기 시작했고, 미국의 PSI(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구상)에 적극 동조하고 있는 호주는 이날 북한 선박의 호주 방문 금지를 거듭 확인했다.

게다가 조지 부시 행정부는 각종 외교 채널을 동원,중국을 비롯한 유엔 회원국들에게 만장일치로 채택된 유엔 대북 제재결의안을 적극 이행해줄 것을 강권하고 있어 대북 압박 수위가 최고조에 이를 전망이다.

이런 가운데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은 이날 한국과 중국, 일본 등 동북아 3국 순방에 앞서 동맹국인 한국을 겨냥, PSI 참여폭 확대를 노골적으로 요구하고 나서 한국 정부의 고민이 깊어지는 형국이다.

무엇보다 북한 입장에서 괴로운 것은 그간 자신의 입장을 국제 사회에서 적극 대변해온 중국이 유엔 결의안 이행에 동참하기 시작했다는 사실이다.

미국이 대북 금융제재를 강화하고 있는 마당에 북한 경제의 숨통은 중국이 쥐고 있다고 해도 결코 과언이 아닌 상황이다.

북한은 대외 무역의 절반 이상을 중국에 의존하고 있고, 북중 교역량의 80% 가량이 단둥 해관(세관)을 통해 이뤄지고 있다.

이런 중국이 북한의 핵실험 이후 북-중 국경지대에 철조망을 설치했고, 13일에는 중국 랴오닝성 단둥시의 중국 은행에서 별다른 설명없이 대북 송금 접수를 거부했다. 북한에겐 실제 이상의 상징적 충격을 가져다줄 공산이 크다. 더욱이 중국이 북-중 국경지대에 철조망을 세운 것은 처음이다.

유엔 안보리 결의안 통과 후 북한에 투자를 하거나 무역관계에 있는 중국 선양(瀋陽)과 단둥(丹東) 등지 기업인들은 중국의 대북제재가 초읽기에 들어간 것으로 판단, 불안감이 증폭되고 있다고 한다.

물론 중국은 자국 기업의 무역량을 감안, 단둥 해관을 전면 봉쇄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현재로선 우세하다.

그러나 북한과 더이상의 민간 교역 확대를 보류하고, 군사적 전용 가능성에 조금이라도 의심이 가는 물자에 대해선 거래를 철저히 금지하는 등 상당 수준의 통관 제한에 나설 것으로 관계자들은 분석한다.

중국 정부가 공식 확인한 것은 아니지만, 니컬러스 번즈 미 국무부 차관은 이날 미 CBS와 CNN에 출연해 “중국이 1천400km에 달하는 북한과의 국경지역에서 북한으로 드나드는 트럭들을 멈추고 검색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앞서 왕광야 유엔주재 중국대사는 오전 기자들에게 “북한의 대량살상무기 의혹이 있는 화물에 대해선 검색을 실시하겠지만 북한 화물을 저지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혀, 미국을 아연 긴장케 했다.

왕 대사는 “화물검색(inspection)엔 동의하지만 이것은 화물을 중간에서 가로채는 것(interception)이나 저지하는 것(interdiction)과는 다른 것”이라고 밝혔다.

백악관 토니 스노 대변인이 “당사국들이 안보리 결의 요건들을 수행하기로 약속했다”고 압박한 것도 사실 중국을 겨냥한 것으로 봐야 한다.

번즈 차관도 “중국은 유엔 안보리 결의를 이행해야만 할 것”이라면서 “이것은 만장일치였다”고 거들고 나선 것도 이런 흐름과 무관치 않다.

여기에다 알렉산더 다우너 호주 외무장관까지 “PSI가 화물검색을 실시할 수 있는 매우 좋은 틀을 제공하고 있다”면서 북한 선박의 호주방문 금지를 거듭 확인, 대북 국제 포위망이 더욱 좁혀드는 형국이다.

그럼에도 국제사회의 대북 화물 검색이 큰 효과를 발휘할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의문이 남아 있다.

뉴욕 타임스(NYT)는 이날 “안보리가 대북 제재를 결의했지만 북한의 주요 교역국인 한국과 중국이 대북 경제관계 유지 의사를 밝히면서 제재의 효율성에 대한 의문이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도 안보리가 대북 제재를 결의했지만, 제재 수위를 놓고 한국, 중국, 러시아와 미국, 일본 등 사이에 근본적인 의견 차이가 여전히 존재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 때문에 이번 라이스 장관의 동북아 순방은 우방들간 이견을 좁히고 한층 효과적이고 일사불란한 대북 포위망을 구축하는데 초점을 맞출 것이라는데 의견이 모아진다.

특히 라이스 장관은 이번 안보리 결의의 실효성 여부의 관건을 쥐고 있는 중국의 적극적인 협조를 당부하는데 주안점을 둘 것이라는게 외교 소식통들의 한결같은 분석이다.

따라서 중국이 앞으로 형식적인 화물 검색에 그치거나 눈에 보이지 않게 북한에 대한 지원을 계속할 경우 미중간 갈등과 알력이 표면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그럴 경우 미국이 일본과 호주 등 우방을 동원, PSI 체제를 한층 강화하고 한국의 선택을 요구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미 국가정보국장실(ODNI)이 성명을 통해 “지난 11일 북한의 핵실험 장소로 추정되는 함경북도 풍계리 인근에서 채취한 대기 샘플에서 방사능 물질을 탐지했다”고 공식 확인한 것도 북한의 핵실험 성공 여부에 상관없이 북한 핵실험을 기정사실화함으로써, 중국과 한국의 동참을 유도하기 위한 고도의 전략이라는 분석이 만만찮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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