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가쁘게 진행된 12일간 `북핵드라마’

북한이 중앙방송과 평양방송 등을 통해 남북 당국간 회담의 수용을 공식 발표한 것은 토요일이었던 지난 14일 오전 10시였다.

동시에 북한은 관련 전화통지문을 판문점 연락관을 통해 우리측에 전달했다.

미 백악관과 국무부가 19일 뒤늦게 확인했지만, 북한의 남북 당국간 회담 수용 발표보다 몇 시간 앞서, 중단 5개월여만에 북-미 뉴욕 실무접촉이 진행된 것이다.

미 국무부의 조지프 디트러니 대북협상대사와 제임스 포스터 한국과장이 지난 13일(뉴욕 현지시간) 낮 유엔 주재 북한대표부를 직접 찾아가 박길연 대사와 한성렬 차석대사를 만났다. 이 접촉은 ‘미국의 요청’에 따른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뉴욕간 시차 14시간을 계산에 넣으면, 북한이 남북회담 수락 사실을 공식 발표한 14일 오전 10시는 뉴욕시간으로 13일 오후 8시가 되고, 이런 점을 감안할 때북한은 뉴욕 실무접촉을 마친 뒤 불과 몇 시간안에 남북회담을 수용한 셈이다.

즉, 유엔 주재 북한대표부는 뉴욕 실무접촉 내용을 곧바로 평양에 전달했고, 평양 당국은 전문을 검토한 뒤 그동안 물밑접촉을 통해 가닥이 잡혀가던 남북 당국간 회담의 재개를 수락하기로 최종 결심하고 남측 통보했다는 추론이 가능해진다.

이러한 북-미 뉴욕접촉과 남북 차관급 회담의 함수는 지난 8일 북한 외무성 대변인의 발언에서부터 시계열적으로 ‘복기’해보면 그 의미는 더욱 분명해진다.

북 외무성 대변인은 8일 조선중앙통신사 기자의 질문에 대한 답변을 통해 “미국이 우리를 주권국가로 인정하며 6자회담 안에서 쌍무회담을 할 준비가 되어 있다는 보도들이 전해지고 있기에 그 것이 사실인가를 미국측과 직접 만나 확인해보고 최종 결심을 하겠다”고 밝히고 나섰다. 북핵위기가 최고조에 달했던 시점에서 였다.

이 발언의 핵심은 ▲‘북한은 주권국가’와 ‘6자회담내 양자회담 가능’이라는 미국의 발언들의 진의를 ▲북-미 직접 접촉을 통해 확인하고 싶고 ▲그 것이 확인되면6자회담 복귀 여부에 관해 최종적으로 결심하겠다고 하는 세 가지였다.

그의 이 발언은 곧 바로 한국의 연합뉴스를 통해 전세계에 타전됐다.

이에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은 곧바로 이튿 날인 9일 CNN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미국은 북한이 주권국가임을 인정하며 그 것은 명백하다. 그들은 유엔회원국이다. 우리는 북한과 6자회담 내에서 협상을 가져왔으며, 북한을 공격하거나 침공할 의도가 없다고 계속 말해왔다”고 밝혀 이례적으로 신속히 답변을 내놓았다.

같은 날 톰 케이시 미 국무부 공보국장도 같은 말을 반복해 북한의 회담 복귀를 위한 분위기 조성 차원에서 북미 접촉이 가시화되는 게 아니냐는 기대를 낳았다.

이 때는 바로 제2차대전 전승기념행사가 열리던 9일을 전후해 모스크바에서 한ㆍ중, 한ㆍ러 정상회담을 비롯해, 미ㆍ러 정상회담, 미ㆍ중 전화접촉 등 6자회담 참가국 정상간의 6자회담 재개를 위한 ‘릴레이 정상회담’이 이어지던 때였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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