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해지원 놓고 여전히 `고민중’

유엔의 대북 제재결의 1718호가 나왔지만 8월 말부터 시작한 대북 수해 복구 물자 지원사업에 대한 정부의 고민은 계속되고 있다.

이는 인도적 사업이기에 애초 유엔의 대북 결의안 내용과는 거리감이 있고 오히려 국내 여론에 좌우될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었지만 아직 이렇다할 결론이 나오지 않은 상태다.

정부 당국자는 15일 이에 대해 “아직 검토중”이라며 구체적 내용에 대해 함구했다.

애초 지원규모는 대한적십자사(한적)와 민간단체 등 2개 트랙을 통해 모두 2천500억원이 넘는다.

이 가운데 정부에서는 남북협력기금 863억원과 양곡관리특별회계 1천550억원 등 모두 2천413억원을 지원하고 민간단체가 98억6천만원 가량을 대는 형식이었다.

정부는 10일 시멘트 4천t을 싣고 동해항을 출발하려던 선박의 출항을 중단시켰고 15일 울산에서 출할하려던 쌀 수송선의 경우 선적작업을 중단했다.

다만 규모가 작기는 하지만 민간단체를 통한 지원은 각자 판단에 따르도록 한 것으로 알려졌다.

9일 선적 유보 조치가 내려질 때만 해도 최종판단이 금방 나올 것처럼 여겨졌지만 1주일이 가깝도록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는 것은 찬반 여론이 팽팽한 상황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초기에는 중단해야 한다는 여론이 강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인도적 성격의 지원은 계속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주장이 적지 않게 제기된 것이다.

정치권에서도 열린우리당은 계속 지원을 당부했고 한나라당은 중단 쪽에 무게를 실었다.

한적을 통한 지원의 경우 이미 수송작업이 마무리단계에 접어든 현실도 거론되고 있다.

핵심 품목인 쌀이 이미 전체 10만t 가운데 89.5%가 북송된데다 굴삭기, 페이로더 등 중장비와 긴급구호세트, 의약품 등에 대한 수송작업도 끝났다. 남은 것은 시멘트 7만500t, 철근 1천200t, 덤프트럭 50대 정도다.

게다가 북한의 움직임을 살피는 분위기도 없지 않아 보인다. 앞으로 북핵 상황이 좋아질 때를 감안한다면 인도적 성격의 지원을 도중에 끊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주장인 셈이다.

그러나 북한은 15일 현재까지 북송 유보된 시멘트나 쌀에 대해 우리측에 아무 입장도 전하지 않았으며 문의조차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 정부 역시 이에 대해 북송이 유보된 상황에 대해 북측에 통보하지 않았다.

일부에서는 한적을 통한 물자 지원과 민간단체와의 수해 매칭펀드 사업이 비슷한 성격이기는 하지만 정부 내에서는 이를 각각 다른 차원의 문제로 보고 접근하는 기류도 없지 않은 상황이다.

이런 기류는 한적을 통한 지원은 물량도 많을 뿐만 아니라 전액 정부 돈으로 이뤄지는 것인 반면 매칭펀드 사업은 민간단체의 지원에 정부가 보태 주는 성격이라는 점을 감안한 데 따라 나온 것으로 해석된다.

더욱이 매칭펀드 집행률은 10%에도 못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정부가 대북 수해 지원을 계속하더라도 현재 상황에 비춰볼 때 애초 합의한 대로 우리측 인력이 북측 수해현장을 모니터링 차원에서 방문하는 것은 사실상 어려워졌다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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