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북한군 하기훈련(7~9월)에 참여한 인원이 갈수록 감축되는 등 제대로 운영할 수 없는 지경에 빠져있다고 소식통이 알려왔다. ‘전쟁 준비 완성’이라는 목표로 야심차게 출발했지만, 결국 ‘실패’로 귀결될 가능성만 커졌다는 지적이다.
1일 데일리NK 군 내부 소식통에 따르면, 지난달 중순경 각 부대에 하기훈련 최소화 및 수해 피해복구 집중에 관한 최고사령관 명령이 하달됐다.
무력 최고사령관인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직접 수해 현장인 황해북도 은파군을 방문(6~7일), 피해 상황을 요해(파악)했다는 점에서 이후 관련 지시를 내린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이후 군 병력이 이 지역에 대거 투입되기도 했었다.
또한 핵·미사일 등 이른바 전략무기 개발을 담당해 온 것으로 알려진 리병철 당(黨) 중앙위원회 부위원장도 현장에서 직접 태풍피해 복구사업을 지도하기도 했다. 일반 사병은 물론 군 간부들도 대거 투입됐다는 점이 읽혀지는 대목이다.
소식통은 “올해는 특히 전연(전방) 지역을 중심으로 ‘1호 전투근무태세’를 유지한 채 하기훈련에 돌입하는 등 강도가 여느 때보다 높을 것으로 예상됐다”면서 “그러나 큰물(홍수) 피해복구에 집중하라는 최고사령관 명령으로 전군이 현재는 사실상 훈련을 중지하다시피 한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변수는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최근엔 10월 10일 당 창건 75주년 열병식 행사 준비 참가 명목으로 대거(약 2만 3000명) 훈련에서 빠지게 된 것이다.
아울러 부대 병영 및 장비고 장마 피해 보수작업도 해야 할 뿐만 아니라 부대 콩 농사에 집중할 인원도 필요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현지에서는 “정말 훈련은 꿈도 못 꾸는 실정”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고 한다.
심지어 내무근무자도 부족한 지경에 처한 부대도 있다고 한다. 이에 꼼꼼한 계획하에 군인들을 배치한 게 아닌 막무가내로 동원시킨 게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된다.
소식통은 “같은 부대라도 사방팔방으로 흩어져 있어 그야말로 결속력은 온데간데없게 됐다”면서 “현장에 투입하라는 지시만 하고 제대로 된 배급도 주지 않기 때문에 국가에 대한 충성도는 갈수록 떨어질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본지는 지난달 31일, 수해 지역인 황해북도 은파군에 동원돼 집짓기에 나선 군인들이 민가에서 도적질하고 강탈해 인근의 주민들이 상당한 피해를 보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