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 피해현장에 금요노동으로 복구작업을 하러 나온 황해북도의 당 간부들이 정해진 노동시간을 어기고 먹자판을 벌여 한꺼번에 해임·철직되는 일이 벌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황해북도 소식통은 13일 데일리NK에 “지난 7일 금요노동으로 은파군 피해복구 현장에 동원됐던 황해북도의 도·시·군 간부 12명이 현장에서 몰래 이탈해 먹자판을 벌인 것이 제기돼 전부 해임, 철직됐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최근 연이은 장마와 집중호우로 수해가 발생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까지 다녀간 은파군의 피해현장에는 이날 황해북도 도·시·군의 당 일꾼 10여 명과 다수의 행정일꾼이 금요노동으로 동원됐다.
집에서 챙겨온 도시락으로 점심을 먹으며 작업에 성실히 임한 행정일꾼들과 달리 도·시·군 당 일꾼들은 이날 오전 10시 금요노동 시작 이후 11시까지 한 시간만 대충 삽질하다 조용히 사라져 오후 5시 30분 작업이 끝날 때까지 나타나지 않았다고 한다.
당 일꾼들이 마지막까지 나타나지 않은 것을 알아챈 행정일꾼들이 모두 격분하자 피해현장의 리 당위원장과 관리위원장이 나서 도 당위원장에게 간부들의 금요노동 현장 이탈에 대해 직접 신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은 “당 간부들은 금요노동에 내려오면 기관 내를 떠나 눈치 볼 곳이 없으니 이날은 휴일처럼 생각하고 일은 건성하고 대접이나 받고 가는 것이 일상”이라며 “이날도 당 간부들은 은파군 읍 국숫집에 들어가 25kg짜리 염소 두 마리를 잡아놓고 술판을 벌였는데 사건을 들추게 되자 금방 탄로가 났다”고 말했다.
화가 난 도 당위원장은 ‘온 나라가 물난리로 끓고 원수님(김 위원장)께서 직접 내려오셔서 심려의 현지료해(파악)를 하신 중에 어려울 때 앞장에서 끌고 나가야 할 당 일군(일꾼)들이 심장이 없는 사람들처럼 술판이나 벌이고 다닌 것은 배신행위나 다름없다’고 지적하고, 이튿날인 곧바로 이들을 해임, 철직했다는 게 소식통의 설명이다.
이번 사건을 두고 현지 주민들 사이에서도 상당한 뒷말들이 오갔는데, 주민 대부분은 “이 물난리에 온 나라가 끓고 원수님께서 애쓰고 계시는데 당 일꾼이라는 자들이 한쪽에서 되먹지 못하게 먹자판을 벌이다니 담도 크다” “나쁜 짓은 앞장서서 하는 것이 당 일꾼들이다” “당 기관이 푹 썩었다”는 등의 비난을 아끼지 않았다는 전언이다.
한편, 소식통은 “해임, 철직된 당 일군 12명은 모두 은파군 농장원으로 배치받고 지금 피해현장복구 작업에 동원돼 일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