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해복구용 쌀 지원..`無원칙’ 논란

정부가 지난 3월말 재개 방침을 밝힌 대북 수해복구용 쌀 지원을 뒤로 계속 미뤘다가 다시 뚜렷한 원칙 없이 북송하기로 방침을 모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논란이 되고 있다.

정부 당국자는 13일 수해복구용 쌀 1만500t의 북송과 관련, “조만간 발표할 것”이라고 말해 북송을 재개하겠다는 방침을 시사했다. 하지만 어떤 상황의 변화에 따라 발표하게 됐는지에 대해서는 언급을 피했다.

수해복구용 쌀이란 지난해 7월초 북한의 미사일 발사로 쌀 차관이 유보된 상황에서 같은 달 중순 북측에 수해가 발생하자 정부가 8월말 대한적십자사(한적)를 통해 지원키로 한 10만t을 말한다.

쌀 10만t은 당시 시멘트 10만t과 철근 5천t, 덤프트럭 100대, 굴삭기 50대, 페이로더 60대, 모포 8만장, 응급구호세트 1만개, 의약품 등과 함께 지원되다가 10월 북한의 핵실험으로 북송이 전면 중단됐다.

이 가운데 쌀 잔여분은 1만500t으로 운송비를 포함해 200억원 상당이다.

문제는 정부가 잔여 물량의 지원을 지난 3월말 재개한다고 공식 발표한 이후에 구체적인 상황 설명 없이 쌀만 북송을 미룬 상태에서 다시 이렇다할 상황 변화가 없는 여건에서 재개하기로 방침을 정했다는 점이다.

실제 신언상 통일부 차관은 지난 3월22일 정례브리핑에서 “우선 모포부터 3월28일 인천-남포간 정기선박 편을 통해 전달하고 쌀, 트럭, 시멘트, 철근 등도 4월부터 5월 사이에 전달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나머지 물품과는 달리 5월말이 돼도 쌀은 한 톨도 북으로 가지 않았다. 당시 정부 고위 당국자는 “여러가지 상황 때문”이라고 말했다.

신 차관은 지난 7일 브리핑에서 5월을 넘겨서도 쌀만 보내지 않은 상황과 관련해 “상황 추이를 봐서 전달 시기를 결정할 것”이라고 했지만 `상황’이 무엇인지는 설명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대북 쌀 차관이 북핵 `2.13합의’의 이행이 지연되면서 북송이 보류된 것과 같은 맥락에서 수해 복구용 쌀도 함께 유보됐다는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일각에서는 지나치게 눈치를 본다는 지적도 나왔다.

더욱이 쌀의 경우 다른 물자에 비해 가장 시급한 지원품인데다 이미 구매한 물량이어서 지난해 10월 북송이 보류된 직후부터 보관료만 물면서 창고에 쌓여 있던 상태였다.

애초 정부가 3월말 지원을 재개한 이유로 6자회담 상황의 진전, 지원 취지가 순수한 인도적 사업인 점, 북측의 요청 등을 들었다는 점에서도 지원이 미뤄진 것과는 논리적으로 앞뒤가 맞지 않다는 지적이다.

아울러 정부는 조만간 다시 재개 입장을 밝힐 예정인 이유에 대해서도 뚜렷한 설명이 없는 상태다. 다만 통일부 당국자는 이에 대해 “수해 복구용 쌀은 방코델타아시아(BDA) 문제와는 관계가 없다”고 설명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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