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장 공백 통일부 “남북현안 없는게 다행”

“이런 상황에서 남북 간에 임박한 현안이 없는 것이 다행인지 모르겠다.”
한 통일부 당국자는 새 정부 출범 닷새째인 29일 오후로 예정된 이재정 장관 이임식을 몇시간 앞두고도 후임 장관이 누가 될지 모르는 어수선한 조직 분위기에 대해 이 같이 말했다.

애초 폐지 대상으로 지목됐던 통일부는 지난 22일 정치권의 정부 조직 개편안 최종협상에서 존치로 결론나면서 `봄’을 맞나 했지만 남주홍 장관 내정자가 강성 대북관.부동산.가족 국적 문제 등으로 낙마하면서 혼돈의 나날을 이어가고 있다.

장관 내정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마친 외교통상부 등 일부 부처들은 29일 현직 장관 이임식을 거쳐 새 장관 체제로 신속히 조직을 정비할 수 있게 됐다. 그러나 27일 장관 내정자가 낙마한 통일부는 새 장관 내정자 지명을 대비, 휴일도 반납한 채 인사청문회 및 업무보고 준비 등을 해야할 상황이다. 새 정부가 출범할 때면 공무원들의 최대 관심사로 대두되는 조직 내부 인사 문제는 아직 꺼내기도 힘든 형편이다.

통일부는 29일 이임하는 이재정 장관을 대신해 수일 전부터 이관세 차관 중심으로 필요한 업무는 처리하고 있지만 이런 어수선한 상황에서 당국자들은 좀처럼 일이 손에 잡히지 않는다는 표정이다.

설상가상으로 지난 21일 정부중앙청사 5층에서 발생한 화재의 직격탄을 입은 통일부(청사 4,5층 사용) 당국자들은 가시지 않은 냄새 탓에 극심한 두통을 호소하고 있다. 일부 직원들은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발발때 착용하는 특수 마스크를 쓴 채 근무하고 있을 정도다.

한 당국자는 “조직 축소에 따라올 인사 후폭풍에 대한 불안, 화재, 장관 내정자 낙마, 정부중앙청사 별관(현 외교부 청사)으로의 사무실 이전 문제 등으로 `4중고’를 겪고 있다는 푸념을 직원들끼리 하곤 한다”고 소개했다.

상황이 이런 터라 현재 이명박 정부에 대한 북한의 침묵 속에 남북관계가 소강상태를 맞고 있는 것이 통일부로서는 다행이라는 말이 나올 법도 하다.

한 당국자는 이에 대해 “당장 중요한 의사결정을 해야할 일이 생기면 막막한 상황이 될지도 모르겠다”고 말했다.

또 다른 통일부 직원은 “수십년간 남북관계를 관리해온 노하우가 있는 만큼 일이야 매뉴얼에 따라 대응하겠지만 조속히 장관이 임명돼 조직이 안정을 찾는 게 급선무인 듯 하다”고 말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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