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수께끼팀’ 북한의 올림픽 역대 도전사

북한은 피로 맺어진 ‘혈맹(血盟)’ 중국에서 열리는 2008 베이징올림픽에 역대 사상 최대 규모의 선수단을 파견하며 지난 두 차례 대회에서의 ‘노골드(No-Gold)’수모를 씻으려 벼르고 있다.

과거 북한은 베일에 가려진 수수께끼 팀으로 대회에 참가했으나 간간이 세계를 깜짝 놀래키는 스포츠 영웅들을 배출했다.

분단 이후 북한은 국제올림픽위원회(IOC)에 한국이 1947년 국가올림픽위원회(NOC)를 먼저 등록, 가입하는 바람에 ‘1국가 1NOC’원칙에 따라 정식가입이 승인된 1963년 까지 올림픽 진출을 하지 못했다. 당시 한국은 북한의 IOC 가입을 저지하기 위해 막후에서 총력 외교전을 펼쳤다.

가입 후 첫 올림픽인 1964년 도쿄올림픽에 북한은 선수단을 파견했으나, 당시 세계 신기록을 보유한 북한 최고의 육상 스타 신금단이 IOC 규정 위반을 이유로 올림픽 참가를 불허당했고 국호 사용 문제로도 일본 측과의 갈등이 불거지자 결국 선수단을 철수, 불참했다. 이어 열린 1968년 멕시코시티 올림픽도 불참을 선언했다.

이에 북한은 1972년 뮌헨올림픽에 처음 모습을 드러내게 되었는데, 금1, 은1, 동3 개라는 올림픽에 첫 출전한 나라라고 믿기 힘든 수준의 뛰어난 성적을 기록했다.

특히 한국보다 4년 앞서 올림픽 금메달을 차지했는데, 주인공인 사격의 리호준은 소구경소총복사 종목에서 600점 만점에 599점을 쏘아 세계신기록까지 수립했다. 그는 경기 후 소감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적의 심장을 겨누는 심정으로 쏘았다”라는 발언으로 주위의 물의를 일으켰다.

뒤이어 열린 1976년 몬트리올올림픽에서는 북한의 구영조가 권투 밴텀급에서 ‘인민의 철천지 원쑤’ 미국 선수를 때려눕히고 우승을 차지, 금메달 행진을 이어 나갔다.

이에 김정일은 “우리나라는 적들과 직접 맞서 있는 나라이므로 사격, 권투 같은 종목을 더욱 발전시켜야 합니다”라며 “수령님(김일성)은 우리나라 선수들이 사격과 권투 경기에서 이겼을 때 제일 기뻐하십니다. 사격과 권투는 우리 인민의 혁명적인 투쟁정신과 우리 민족의 기개를 보여주는 체육종목”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후 북한은 한동안 올림픽 금메달과 거리가 멀었다. 사회주의 진영국들만 참가한 반쪽짜리 대회인 1980년 모스크바올림픽에서도 북한은 은3, 동2 개에 그쳤다.

1984년 로스엔젤레스올림픽에는 사회주의 국가들의 보이콧 속에서 불참했고 1988년 서울올림픽에도 북한은 참가하지 않았다.

12년 만인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에 참가한 북한은 오랜 공백기로 경기 감각이 떨어져 있을 것이라는 국제 사회의 평가를 비웃기라도 하듯 금 4, 동 5개의 역대 최고 성적을 기록하며 종합 16위를 차지하는 돌풍을 일으켰다.

특히 이 대회 금메달 리스트 중 한 명인 체조 안마의 배길수는 투철한 정신력으로 북한 스포츠의 표상이 됐으며 이후 여성 체조선수인 김광숙과 함께 ‘선수권보유자들’이란 북한 기록 영화의 주인공이 되기도 했다.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은 ‘유도 여제(女帝)’ 계순희의 등장을 알리는 무대였다. 당시 17세 무명소녀였던 계순희는 국제무대 84연승을 달리며 확실한 금메달 감으로 평가받던 일본 여자유도의 영웅 다니 료코를 꺾어 세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이 대회에서 북한은 계순희의 활약에 힘입어 금2, 은1, 동 2개의 메달을 거머쥐었다.

그러나 그 후 북한은 뒤이어 열린 시드니, 아테네 두 차례의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지 못했다. 하지만 시드시 올림픽에서 사상 최초로 남북공동입장에 합의하는 등 국제 무대의 뉴스메이커로서의 노릇은 잊지 않았다.

이번 올림픽에서는 그간의 부진을 딛고 충분히 금메달을 딸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유력 스포츠 전문 격주간지 ‘스포츠 일러스트레이트’는 지난 달 28일 발행호에서 계순희를 유력한 금메달감으로 점찍은 것을 비롯, 체조의 송수정, 역도의 임용수, 김철진, 여자사격의 박영희 등을 메달권에 있는 선수로 평가했다.

북한 중앙통신은 “지금 조선의 체육인들은 8월에 있게 될 제29차 올림픽 경기대회에서 우수한 성과를 거둠으로써 공화국 창건 60돌을 맞는 조국에 기쁨을 드릴 열의에 충만되어 있다”며 올림픽 분위기를 띄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