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백만 굶어 죽는것 보고 남한 망명 결심”

KBS는 17일 일요진단 특별기획 ‘황장엽 최후 증언 내가 본 북한’이라는 방송을 통해 고(故) 황장엽 북한민주화위원회 위원장과의 인터뷰를 공개했다. KBS는 이 영상이 지난 7월 23일 촬영된 것이라고 밝혔다.


방송에서 황 위원장은 북한의 후계문제, 핵문제, 지난 정부와 현 정부의 대북정책 등 북한관련 주요 이슈와 자신에 대한 세간의 궁금증에 대한 입장을 담담하게 피력했다.


황 위원장은 우선 북한의 김정은 3대 세습과 관련, 부자세습이 세번이든 네번이든 간에 “(북한)제도 자체가 문제”라면서 세습적인 수령개인독재와 시대착오적인 경제체제를 그냥 두고서는 누가 권좌에 앉든 북한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뜻을 밝혔다.


이어 “지금 잘못된 정신을 가지고 저들(북한)이 잘못된 방향으로 나가고 있다”며 “지금이 어느 시대라고 3대세습을 하려는 것이냐. 민주주의와 정반대로 가고 있다”고 일갈했다.


북핵문제와 관련 황 위원장은 “그(북한) 사람들은 (핵이) 자기네 가장 중요한 무기로 생각하기 때문에 포기 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1994년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의 방북을 거론하며 “(당시) 김일성 주석은 녹내장 수술을 했지만 (카터 전 대통령의 방북으로) 쉬지 못하고 핵문제로 고민했다”는 일화도 소개했다.


이어 “역사의 흐름을 내다보기 힘들지만 그때(1994년 1차 핵위기) 미국이 단호하게 나왔다면 (북한이)핵 포기 했을 수 있다”면서 “그 때를 놓치고 지금 와서 (북한이)핵 포기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다”고 말했다.


김대중-노무현 정부 시기 ‘햇볕정책’에 대해서는 “북한체제에 영향을 준 것이 아니라 우리체제에 영향을 주었다”면서 “민주주의와 한미동맹은 약화됐고, 북한이 되살아나 못되게 나오는데 영향을 줬다”고 평가했다.


이어 “독재의 옷은 원조를 줄수록 벗으려 안하고 더 두꺼워 진다”며 “(원조를 통해) 미사일과 핵을 만들지 왜 (옷을)벗겠는가”라고 반문했다.


황 위원장은 북한에서의 행보 등 자신과 둘러싼 세간의 논란에 대해서도 분명한 입장을 밝혔다.


그는 “우선 주체사상은 내가 만든 것이 아니다”라면서 “김일성이 스탈린주의자인데 스탈린주의를 민족적 요구에 맞게 적용하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의 주체사상에 대해 “스탈린주의의 민족주의화라고 생각하면 될 듯하다”면서 당시 노동당 사상담당 비서였던 자신이 주체사상의 문장을 정리한 것은 있지만 주체사상을 체계화한 것은 아니라고 부연했다.


황 위원장은 특히 “(망명을 결심하기 전) 김일성 주석과 (북한 상황을) 완화시킬 수 있는 것을 이야기 해왔다”면서 “김일성 주석은 이해성이 있었지만 김정일은 이해하지 못했다”고 당시를 회고했다.


그는 이어 “(김일성 사망 후) 1995년부터 수백만 명의 사람들이 굶어죽었다. 내가 어떻게 할 힘이 없었다. 그 상태를 보고만 있을 수 없어 남한 동포들에게 실태를 알려주고자 (망명을) 했다”고 말했다.


황 위원장은 한국 사회의 좌우 이념논쟁에 대해 “‘우파·좌파’란 말은 원칙이 없는 말”이라며 “민주주의 원칙을 내세워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는 “‘민주주의는 국민의 이익이 무엇인가, 무엇이 세계 인민들의 공동의 이익에 맞는가’란 정의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며 “야당과 여당이 다퉈야만 민주주의라고 생각하는 것은 아주 잘못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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