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령 위한 총폭탄 아닌 인민 위한 군대로 거듭나야”

4월 25일은 조선인민군 창건일입니다. 당초 1948년 2월 8일을 기념하던 북한의 창군절은 1978년 김일성 우상화의 일환으로 4월 25일로 바뀌게 됐습니다. 국가가 생겨나기 십수 년 전 군대를 먼저 만들었다는 것도 우스운 일이지만 그보다 더 서글픈 건 이때부터 북한 군대의 성격이 근본적으로 바뀌었다는 것입니다. 세상 그 어떤 나라도 모두 자기 군대를 가지고 있습니다. 군대 없이는 자기 나라의 영토와 국민을 지킬 수 없기 때문입니다. 이는 군대의 존립 근거가 나라와 인민을 위해 복무한다는 걸 의미합니다. 그러나 1978년 창군절을 4월 25일로 바꾸면서 북한의 군대는 나라와 인민을 위한 군대가 아닌 독재자 일개인을 위한 군대로 변모하고 말았습니다. 그런 점에서 오늘 창군절은 북한 군대에 있어 참으로 수치스러운 날입니다.
 
그것은 지금 북한 군대의 현실이 잘 말해주고 있습니다. 10년인 북한의 군대 복무기간은 지구상 그 어떤 나라에서도 찾아볼 수 없습니다. 늘 전쟁에 시달리는 이스라엘이 3년으로 가장 긴 편에 속하고 북한과 군사적으로 대치하는 한국은 2년이 채 안 되는 21개월에 불과합니다. 120만에 달하는 군인의 숫자도 인구비율로 따지면 전 세계에서 가장 많습니다. 인구 5,000만인 한국의 군인은 60여만 명으로 1.25%이지만 북한은 그 네 배인 4.6%에 가깝습니다.
 
이렇게만 놓고 본다면 북한은 군대의 나라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나 많은 군인을 10년이 넘게 복무시키는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십니까? 남북이 군사적으로 대치상태에 있다는 걸 감안해도 지나치게 많은 숫자이고 오랜 기간 복무해야 합니다. 이유는 크게 두 가지라 생각됩니다. 하나는 청년들이 딴 맘을 품지 못하도록 군대에 붙잡아 두려는 것입니다. 청춘의 시기는 그 어떤 세대보다 세상의 변화에 민감하고 진취적입니다. 아무리 북한이 폐쇄적이고 봉건적인 곳이라 해도 청년들은 사회에 대한 불만이 많을 수밖에 없습니다. 이런 불평불만을 차단하는 데 강력한 명령체계를 가진 군대만큼 좋은 곳이 없습니다.
 
또 다른 이유는 청년들의 노동력을 공짜로 부려먹기 위해서입니다. 건설부대는 말할 것도 없고 일반 부대라 해도 10년의 복무기간 중 절반은 독재자나 특권층을 위한 건설노동에 동원됩니다. 또 보급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다나니 부대별로 농사일에 더 신경을 써야 합니다. 총보다 맞들이나 곡괭이를 더 많이 쥐는 군대, 농사를 지어 자급자족하는 군대가 세상 어디에 있는지 참 답답한 일입니다.국제사회는 군사적 목적 외에 군대를 강제노동에 동원하는 것을 노예노동으로 보고 엄격히 금지하고 있습니다. 지금 북한 군대의 현실이 딱 노예 수용소 수준입니다.
 
더 가관인 것은 120만 군대를 최고사령관의 총폭탄이 되라고 강요하는 현실입니다. 물론 어떤 나라든 최고지도자가 군대에 대한 통솔권을 가지고 있습니다.그러나 이것이 최고사령관을 위해 목숨을 바쳐야 한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세상 그 어떤 나라도 그것을 강요하지 않습니다. 이는 김정은과 특권집단에게 군대라는 존재가 저 옛날 에집트 피라미드에 동원됐던 노예나 쓰다 버리는 소모품에 불과하다는 걸 의미합니다.
 
언제까지 이렇게 독재자의 도구로 살아갈 순 없습니다. 동포들에게 총부리를 겨누고 인민들을 약탈해야 겨우 살아가는 군대가 무슨 의미가 있습니까? 영실군대, 허약군대란 조롱을 받으며 10년이란 세월을 추위와 배고픔에 떨며 참호 속에서 썩어야 하는 지금의 현실을 바꿔야 합니다. 독재자 일개인의 군대가 아닌 나라와 인민을 위한 군대로 거듭나야 합니다. 그 어떤 곳이든 나라가 어려울 때면 군대가 앞장서서 세상을 구했습니다. 창군절을 맞아 과연 나라와 인민을 위한 길이 무엇인지 생각해보는 하루가 되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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