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민순 외교장관 문답

송민순 외교통상부 장관은 23일 북한 내 핵시설의 불능화 조치와 관련, “의지에 따라 상당히 촉진될 수 있다”고 말했다.

송 장관은 이날 오전 여의도에서 열린 방송기자클럽 토론회에서 이 같이 말하고 `불능화’의 정확한 개념을 묻는 질문에 “거의 불가역 상태까지 가는 것으로, 돌이키려면(재가동하려면) 굉장한 비용과 노력이 들어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음은 송 장관의 모두발언 및 일문일답.

◇모두발언

한국의 대외환경은 복잡한 사정에 처해있으며 국가의 장래를 개척할 중요한 기점에 있다. 북핵 문제는 기술적인 문제 때문에 지체됐지만 내주 중에는 기술적 문제를 넘어서서 그 다음 주에는 앞으로 가려 하는 방향으로 갈 수 있을 것이다. 한미동맹은 미래에 서로 필요로 하는 방향, 방식으로 나가도록 협의해서 변화하고 발전하고 있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도 진행 중인데 다음 주부터는 통상장관급 협상이 있을 것이다. 균형있는 결과가 나오도록 협상할 것이다. 중국, 일본, 러시아와도 발전적인 미래상을 공유하도록 외교를 이끌 것이다. 또 우리 국민이 매년 1천 200만명씩 해외로 나가는데 이들에 대한 보호를 철저히 할 수 있도록 할 것이다.

◇일문일답

–6자회담이 성과없이 끝났다.평가 및 대안은.

▲이번 회담이 열리기에 앞서 실무그룹 회의가 다 열렸고 거기서 ‘2.13 합의’사항을 이행할 수 있는 세부적인 논의가 있었다. 본 회담에서 채택되고 계획이 구체화 됐어야 하는데 방코델타아시아(BDA) 자금 문제 때문에 휴회에 들어갔다. BDA는 전적으로 기술.절차적인 문제이며 정책에 영향이 있다던가 구조적인 결함이 있는 것은 아니다. 어제 저녁에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 장관과 통화했고 오늘은 리자오싱(李肇星) 중국 외교부장과 협의할 것이다. 내주 중에는 해결하고 본격적인 이행조치를 할 예정이다.

–존 네그로폰테 미 국무 부장관이 평화체제를 내년도 상반기에 완료한다는 목표를 정부측에 설명했다고 했는데.

▲평화체제 문제는 조지 부시 미 대통령이나 네그로폰테 부장관이 말하기 전에 한미간 오랫동안 협의해온 내용이다. 내년 상반기나 시점을 목표로 해서 이뤄지는 것은 아니다. 평화체제 수립까지 어느 정도의 시간이 걸릴지 미리 정해놓은 것은 아니다. 9.19 공동성명에서 합의된 비핵화, 관련국간 관계정상화, 평화체제를 위한 별도 포럼에서 직접 당사자들이 이를 논의하고 동북아 지역 전체의 안보체제를 만드는 설계도가 있다. 이행 과정에서 중요한 것은 북.미 관계정상화가 평화체제와 연결될 수 밖에 없다는 점이다. 비핵화 진전, 관계정상화, 평화체제는 물리면서 연관되어 가는 것이다.

–BDA 송금해법 및 전망은.

▲관련국과 협의해서 해결할 문제다. 북한은 외부와의 접촉이 없는 상대이기 때문에 돈을 송금하는 것도 어려운 것이다. 우리가 생각하지 못했던 문제가 언제든 나올 수 있다. 다음 단계로 넘어가는 문지방을 넘다가 덜컥한 정도라고 판단하고 있다. 라이스 장관도 같은 생각이다. 기술적 문제는 내주 중에는 극복하고 다음 ‘2.13 합의’ 사항을 실제로 이행하는 과정으로 들어갈 수 있도록 협의하고 60일 내 완성할 것이다. 최대한 4월 14일 안에 하기로 노력하고 있다.

–‘불능화’를 북한은 무력화라고 쓰는데 차이점은.

▲힘이 없으면 능력이 없다. 무력화는 힘을 뺏는 것이고 불능화도 마찬가지다. 같은 말이다. 폐기 전체의 전반부 단계를 불능화로 본다. 예를 들어, 자동차를 폐차 시키려면 엔진을 끄고 여러 작업을 한 다음에 실제 폐차 작업을 한다.

–재가동이 가능한가.

▲거의 불가역 상태로 가는 것이다. 돌이킬 수는 있겠지만 엄청난 비용과 노력이 필요하다.

–‘2.13 합의’는 불능화를 단계별로 하나. 북한은 미측에 테러지원국 해제, 적성국 교역법 적용 중지 등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불능화의 어느 단계에서 미국의 상응조치가 이뤄지나.

▲기계적으로 1단, 2단, 3단 구분하기는 어렵다. 불능화도 하나의 과정이다. 단계적으로 나가야 하고 미.북 관계정상화로 가기 위한 테러지원국 해제 등도 갑자기 될 수 없다. 둘은 같은 트랙으로, 진행 정도를 봐가면서 어느 것이 먼저인지 봐야 한다. 불능화가 완성되면 미국의 대북 제재도 해제가 되는 틀이다.

–한.미간에는 평화체제 관련 공감대가 있는데 북한과는.

▲한.미 협의에 기초해 관련국과 논의한다. 한.미에는 좋고 나머지 4개국에는 도움이 안 된다면 효력을 발휘할 수 없다. 다른 나라들에도 좋다는 인식을 줄 수 있어야 한다. 관련국들과 협의하고 있고 앞으로 회담이 재개되면 그러한 문제에 대해 구체적인 논의를 더 진전시킬 것이다.

–다음 주에 기술적 문제가 해결되면 힐 차관보가 핵시설 불능화가 올해 안에 가능하다고 했는데.

▲불능화는 의지에 따라 상당히 촉진될 수 있다. 기술적으로 몇 개월이 걸려야 한다는 기술적 제약보다는 의지의 문제다. 상응해서 취해지는 조치, 경제.에너지 지원, 제재 해제 등이 받침이 될 때 불능화시킬 수 있는 시간이 단축될 것이다.

–대북 송전 등 우리 정부의 제안이 수정되야 하는 게 아닌지.

▲경수로는 9.19 공동성명에 따라 ‘적절한 시기’에 논의하게 돼 있다. 따라서 언제든 북의 핵불능화 및 폐기 과정에 따라 진행될 것이다. 반면 송전은 경수로가 완전히 중단됐던 상태에 나온 것으로 경수로 예산으로 전력을 줄 수 있다는 얘기였다. 전력이냐 경수로냐 선택의 문제이지, 함께는 아니다.

–고농축우라늄(HEU) 논란이 있는데, 다음 단계에서 순조로이 진행될까.

▲용어부터 살펴보면 우라늄 농축 계획(UEP)을 갖고 있는 것과 HEU는 전혀 다른 개념이다. 일반적으로 쓰는 것은 UEP이다. 그것이라 하더라도 북한이 그런 시설.계획을 갖고 있다면 다 신고하고 폐기해야 한다.

–한.중 FTA 가능성은.

▲중국과 안전장치를 마련해 협상에 임해야 할 것이다. 이를 염두에 두고 산.관.학 합동 연구를 하는 것이다. 농산물에서 특정한 것, 반드시 있어야 할 것은 세이프가드와 같은 장치다.

–정상회담과 6자회담을 병행 추진하는 것에 대한 정부의 입장은.

▲비핵화하는데 정상회담이 순기능을 한다면 정상회담은 언제든 할 수 있어야 한다고 본다. 그러나 현 시점에서는 어떤 시기나 계획을 갖고 추진하고 있지 않다. 상황.조건이 이뤄진 뒤 정상회담 하는 게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북.미가 수교하면 한.미관계에 끼칠 영향은. 주한미군의 역할은.

▲이것은 한반도 평화체제와 물려서 가는 것이다. 주한미군은 전쟁 방지, 지역 전체에서의 안정자적 역할을 하고 있다.

–한.미 정상회담을 지금 해야 하는 거 아닌가.

▲순서는 실용성있게 맞추면 된다. 날짜를 협의하고 있다. 지금 양국간 있는 일과 북핵, 동북아 상황 등의 일정을 맞춰볼 것이다. 자주 만나서 이러한 여러 긴밀한 이해를 반영하는 것을 논의하는 게 좋다고 본다.

–대북지원 관련, 외교부와 통일부의 이견은.

▲외교부는 실무 선에서는 이러 이러한 게 고려되어야 한다고 하지만 안보정책조정회의에서 정부의 입장으로 결정되는 것이다. 현재는 남북관계와 6자는 선순환적으로 진행되야 한다. 현 시점에서는, 지금 시점을 따로 본다면, 6자회담에서의 비핵화 과정이 진전이 되도록 남북관계가 좀 밀어주는 그런 구조가 바람직하다. 그게 진전이 됐을 때에는 남북관계가 끌어주는 것도 가능하다.

–어제 대북지원 결정한 것도 마찬가지인가.

▲비료는 시비기간이 지나면 소용이 없어진다. 인도적 지원의 성격을 감안하고 6자회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서 결정된 사안이다.

–FTA와 관련, 쌀문제는.

▲쌀은 협상 대상이 아니다. 내주 월요일부터 고위급 협상이 시작될텐데 어려운 쟁점은 마지막에서 나오는 것이다. 균형된 FTA가 나오길 기대한다.

–일본 총리의 위안부 관련 발언에 대해 외교부 성명으로 끝났는데.

▲성노예 문제는 인륜에 반하는 것이고 인간의 존엄성 저버리는 것, 보편적 가치 저버리는 행위이다..일본이 다른 이야기를 하고 고노 관방장관 담화를 흐리게 하는 발언은 우리와 상관없이 인류 보편적 가치에서 용납되지 않는다. 일본이 국제사회에서 굉장한 비난받고 있다. 강제성에 무슨 협의가 있고 광의가 있나. 정상회담이 열리면 과거.현재.미래의 문제가 모두 논의된다.

–일본 내에서 현직 각료가 독도를 비롯한 영유권 분쟁 업무를 맡는 영토 담당상을 신설해야 한다는 주장되기도 하는데.

▲우리는 기본적으로 한일간 영토문제는 없다는 입장이다. 독도는 한국 땅이다. 문제 없다. 일본이 내부적으로 하는 얘기는 자기네가 알아서 할 문제다.

–독도 문제와 관련, 정부의 입장이 변한 건가.

▲일본이 해양과학조사를 위해 배를 보내겠다고 해서 대응한 것이다 가만두지 않겠다는 얘기를 한 것이다.

–외교부 조직혁신을 위해 공관장을 퇴출하고 외부인사 수혈하나.

▲외교부에 있는 직원보다 더 유능하면 수혈할 것이다. 외교부 직원 늘리고 예산 얻는게 아니라 전체역량을 효율적으로 짜고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미국의 비자면제프로그램(VWP) 가입 시기는.

▲미국 내 법적 절차가 한쪽이고 다른 한 쪽은 우리가 해야 할 게 있다. 여권을 바꿔야 한다. 가급적 자신있게 보면 내년 중에도 가능할 것이라고 본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