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을 방문중인 송민순(宋旻淳) 외교통상부 차관보는 18일(현지시간) 북핵 문제 해결 과정에서 한국의 “밑그림 그리기” 역할을 강조하며 “베이징(북경)에서부터 누누이 강조했지만, 북핵 문제 해결의 중심엔 한국이 있다”고 말했다.
송 차관보는 이날 주미대사관에서 열린 한국 언론사 특파원들과 간담회에서 “북핵 문제에 대해 각국이 갖고 있는 수단과 도구들이 있겠지만, 우리가 생각하는 해결구도를 미국이나 중국, 일본에 대해 밑그림으로 먼저 깔아 둘 필요가 있다”며 “가끔 우리 역할에 대해 ‘조정.중재한다’고 하던데 그것은 말이 안된다”고 말했다.
송 차관보는 크리스토퍼 힐 미 국무부 차관보가 비공개 세미나 연설에서 6자회담과 관련, 한국 정부에 불만을 표시했다는 국내외 언론보도에 대해 “한미간에 나타났다고 (언론이) 주장하는 이견”이라고 부인하며 이렇게 말했다.
최근 데니스 핼핀 미 하원 외교위원회 전문위원의 한국의 대북 태도.정책 비난에 대한 질문에 송 차관보는 “한국 사람들은 남북관계를 국제사회의 국가대 국가관례로 보지 않고 남북한 내부(inter-korean) 관계로 보는 반면, 미국사람들은 국제사회의 국가대 국가관계로 보는 기본적인 시각의 차이가 있다”며 “많은 문제에 대해 우리는 이같이 남북차원에서 보고 미국은 국제정치 차원에서 보므로, 좀 다르다고 해서 이상할 것은 없다”고 말했다.
그는 “그럼에도 이 문제를 우파니 좌파니 하는 식으로 보는 것은 학문적 용어로 과도한 단순화를 뜻하는 환원주의(reductionism)”라며 “큰 나라가 국제정치를 볼 때 가급적 단순화해 보려는 경향이 있고, 우리는 우리 문제에 대해 굉장한 민감성과 세심성을 갖고 보니 각도와 정밀도가 다를 것”이라고 덧붙였다.
송 차관보는 북핵 공동성명 타결 후 북한이 핵포기를 약속한 마당에 영변 원자로 가동을 즉각 중단하는 게 옳다는 힐 차관보의 주문에 동의하느냐는 질문에 “공동성명 이행에 도움되는 어떤 조치든 환영한다는 게 성명 합의 당시 모든 참여국의 공통 입장이었다”고 말하고 “모든 것은 상호성과 동시성이라는 기준에서 보면 된다”고 덧붙였다./워싱턴=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