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민순 “북ㆍ미 전제조건 달지 말고 폭넓은 접근 필요”

송민순(宋旻淳) 청와대 통일외교안보실장은 24일 “(북한과 미국이) 서로 전제조건을 달지말고 폭넓게 접근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송 실장은 이날 오후 KBS1라디오 ‘라디오정보센터 박에스더입니다’에 출연, `지금이야말로 북미 직접 대화가 필요하지 않느냐’는 질문에 “직접대화가 될 수 있는 여건을 만들기 위해 우리와 회담 주최국인 중국도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며 이 같이 말한 뒤 “그렇게 하기 위한 세부사항에 대해 많은 방안을 강구하고 조율 중”이라고 밝혔다.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이 지난 21일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과 통화에서 언급한 `관련국들의 결단’의 의미에 대해 그는 “서로 입장만 갖고 계속 주장할 게 아니라 대국적인 판단에서 전제조건을 달지 말고 6자회담에 나오면 북한의 금융문제를 포함해 광범위하게 얘기할 준비가 돼 있고, 미국쪽에서 봤을 때는 (북한이 6자회담에) 들어올 수 있는 문을 좀 탄력적으로 둘 필요가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금융문제가 이뤄지고 있는 마카오 관할국가인 중국도 탄력적인, 광범위한 생각을 가질 필요가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둔 것”이라고 덧붙였다.

송 실장의 이 같은 설명은 `6자회담 내 양자회담’을 주장하고 있는 미국과, `선(先) 금융문제 해결 후(後) 6자회담 복귀’를 내세우고 있는 북한 양측 모두에게 태도의 유연함을 요구함과 동시에 6자회담 주최국인 중국에게도 문제 해결을 위해 좀 더 적극적인 움직임을 취해줄 것을 촉구한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이 대북정책에 제일 많이 실패했다’는 이종석(李鍾奭) 통일부장관의 발언과 관련, 그는 “동북아 군비경쟁을 방지하고 평화와 안정을 가져오는 공통 노력이 현재 성공하지 않고 있고, 특히 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 노력의 전면에 나선 미국의 노력도 현재는 성공으로 보기 어렵다는 판단에서 얘기했을 수 있다”고 말했다.

`북한 미사일 사태와 관련해 한.미.일 공조가 잘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과 관련, 송 실장은 “유엔 안보리 결의안 초안에 유엔 헌장 7장을 넣어 한반도에 대한 무력행사 발판을 만들고 선제공격 운운하는 분위기 바로 뒷면에는 일본이 주동되어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한.미.일이 공조해야 된다는 목소리는 얼른 납득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그는 “(한.미.일 공조가) 필요없다는 것은 아니며 우리 이익에 부합되는 방식으로 협조기반을 마련할 것이고 일본도 그런 노력을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대북제재를 개성공단 및 금강산관광사업과 연계해야 한다는 국제사회 일각의 시각에 대해 그는 “개성공단이나 금강산사업이 유엔 안보리 결의에 들어가 있는 조치 요구사항의 범주에 들어가지 않는다고 판단하며 관련국들도 그 점을 이해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한국 정부의 확산방지구상(PSI) 참여 가능성과 관련, 그는 “우리가 PSI에 참가한다면 다른나라들이 참가하는 것과는 문제의 비중이나 성격이 다르다”며 “우리는 같은 수역을 북한과 공유하고 있기 때문에 그런 점을 감안해 입장을 정해야 한다”고 부정적 의견을 피력했다.

그는 북한을 제외한 5자회담 개최 여부에 대해 “6자회담을 건설적으로 하기위한 하나의 과정으로서의 생각이지 북한을 압박하거나 6자회담의 대안으로서 되는 것은 아닌데, 다만 5자가 모였을 때 모양상의 부정적 효과가 있다”며 “5자회담에 집중하고 있다거나 특별히 무게를 갖고 추진하는 것은 아니다”고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9월 한미정상회담과 관련, 송 실장은 “북핵, 미사일 문제와 관련해 동북아 지역 전반에 대한 정세에 대해 장기적인 시각에서 논의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발전적 진화과정에 있는 한미동맹 관계를 촉진시키는 문제도 논의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한미간 반환 주한미군기지의 환경치유 합의와 관련, 그는 “한미간 합의는 양측이 합의하는 수준에 따른 치유를 미국이 부담하게 돼 있는데 어느 수준으로 해야 하느냐에 대해 양측간 합의가 안됐다. 합의수준이 높다 낮다에 대한 기준이 없지만 최소한 미국이 일본이나 독일에서 치유해준 수준보다는 높다”며 “미합의된 치유수준, 수준에 대한 구체적인 수치 등에 대해 앞으로 계속 협상하고 거기에 맞는 장치를 만들도록 하겠다”고 말했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