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년초부터 대화공세를 계속 해오고 있다. 우리 정부의 호응과 관계없이 이 같은 공세는 당분간 지속할 것이란 예상이다. 북한이 바라는 6자회담 재개의 키(Key)가 남북관계 개선에 있다는 6자회담 5개국간 합의가 대략적이나마 있었기 때문이다.
신년공동사설에서 남북간 대화와 협력을 강조했던 북한은 이명박 대통령이 3일 신년 특별연설에서 ‘북한과 대화의 문은 열려 있다’고 밝히자 북한은 이틀만에 연합성명을 통해 남한 정부를 재차 압박했다.
정부는 북한의 도발에 대한 책임 있는 조치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대화제의는 형식·내용면에서 진정성이 없다는 판단이다. 이런 가운데 한편으로는 정부가 대화재개의 구체적 조건들을 만들고 있다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정부 안팎에선 ‘대화제의 의도 파악 중이다’ ‘무조건 대화제의 무시하는 건 좋지 않다’ 등의 목소리도 들린다.
이에 데일리NK는 오랜기간 남북문제를 다뤄왔던 송대성 세종연구소장으로부터 최근 북한의 대화제의에 대한 정부의 대응원칙을 들어봤다.
송 소장은 7일 전화인터뷰에서 최근 남북대화를 두고 벌이는 공방에 대해 “남북간 심리전에서 우리가 지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가장 우선했던 북한의 변화가 전혀 없는 상황에서 대화, 교류협력, 남북간 합의는 무의미하다는 것을 알면서도 북한의 대화공세만으로 정부가 한걸음 물러서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송 소장은 북한의 통일전선활동을 차단하는 대국민 대북여론이 강화돼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는 “현재 우리 정부에게 요구되는 것은 북한의 자세 변화를 기다리는 인내심”이라며 “북한의 자세 변화가 없을 때까지는 계속해 북한의 대화제의가 진정성이 없다는 점을 부각시켜 한다. 정부의 관계부처 대변인은 매일 북한의 태도변화를 촉구하면서 연일 비난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현재 북한의 대화제의는 정부를 상대로 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 국민에게 행해지는 것”이라며 “우리 정부도 국민들이 북한의 대화제의만을 듣게 할 게 아니라 우리 정부의 대화조건의 입장을 더 많이 듣게 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송 소장은 또 북한의 심리전 차단 노력의 부족도 꼬집었다. 서울지역 초·중·고교생의 43%가 연평도 포격이 북한의 도발이라는 사실을 모르거나, 사태의 원인이 우리 군의 군사훈련에 있었다고 생각하고 있다는 조사결과를 거론하면서 “이런 상태에서 북한의 대남 심리전은 계속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안타까워 했다.
끝으로 송 소장은 “심리전은 전시뿐 아니라 평시에도 이어져야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며 “동서독이 교류협력을 하면서도 동독이 완전히 무너지는 시점까지 심리전을 지속했다는 것에서 교훈을 찾아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