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 ‘햇볕’ 열창하며 DJ에 구애 본격화

▲ 20일 오후 만난 손학규 전 지사와 김대중 전 대통령 <손학규 전 지사 측 제공>

‘햇볕정책 계승’ 행보를 통해 한나라당 색깔 빼기에 여념 없는 손학규 전 경기지사가 20일 김대중 전 대통령(DJ)을 전격 방문했다. 이번 만남은 손 전 지사를 범여권 후보로 리모델링을 마무리하는 의미를 갖는다.

지난 9일 평양을 방문하고 돌아온 손 전 지사는 이날 김 전 대통령을 만나 방북 결과와 범여권 대통합에 대한 조언과 지지를 호소했다. 그는 김 전 대통령의 햇볕정책과 자신의 대북 행보의 연관성을 강조했고, DJ도 손 전 지사의 대북 인식을 높이 평가했다.

손 전 지사는 “축하드릴 일이 여러 가지 있다. 베를린 대학 자유상 타셨고, 가신 동안에 경의선, 동해선 연결이 있었습니다. 대통령님의 업적이었다”고 DJ를 한껏 치켜세웠다.

이어 손 전지사는 “앞으로 그 열차를 타고 시베리아를 거쳐 철의 실크로드로 가셔야죠”라고 하자 김 전대통령도 즉각 “거기까지 가야죠”라고 답한 뒤, “(철도 연결로)주변국가들이 모두 좋은 것이고 손해보는 나라가 하나도 없다””고 말했다.

손 전 지사는 ‘남북관계는 반드시 개선된다. 정상회담을 해서 경제적으로 북한에 진출하고 비핵화 약속을 어긴 것도 따질 수 있어야 한다’는 김 전 대통령의 최근 발언을 언급했다.

그는 “저도 이번에 (방북 과정에서)한반도 비핵화에 대한 의지와 핵문제 해결의 의지를 이야기 하고, 남북한 공동 경제발전 계획을 이야기 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DJ가 “북한이 손 전 지사에게 적극적인 자세인 것 같다”고 말하자 손 전 지사는 “지난해 제가 벼농사 시범사업을 한 것 등이 대통령님의 햇볕 정책을 구체적으로 발전시킨 것으로 높이 평가 하는 것 같았다”고 소회했다.

이날 두 사람의 만남은 화기애애했다. DJ의 환대는 지리멸렬한 다른 여권 대선 주자보다 지지율이 높은 손 전 지사가 직접 DJ의 햇볕정책을 계승하겠다고 한 것에 큰 의미를 부여한 것으로 보인다. 여전히 현실 정치에서 손을 놓지 않고 있는 정치 10단 DJ가 손 전 지사를 환대한 것에는 적지 않은 의미가 있다는 지적이다.

한나라당 시절에도 공공연히 ‘햇볕정책’ 지지를 표명했던 손 전 지사는 최근에도 4개국 정상회담보다는 ‘남북정상회담’개최를 주장해 김 전 대통령과 주파수를 맞춰왔다.

또 범여권 후보로 거론되는 대선주자 중 지지율 1위를 고수하고 있지만 지지기반이 분명치 않은 손 전 지사가 DJ를 통해 호남표를 흡수, 범여권 후보 자리를 굳히려는 의도도 엿보인다. 실제 전국 평균 5.0%대의 지지율을 보인 손 전 지사는 광주∙전라 지역에서 두 배 이상 지지를 보이고 있다.

DJ는 최근 “전통적 지지세력 복원을 통한 범여권 통합”을 강조해왔다. 호남과 충청 등 전통적 지지세력을 기반으로 통합에 나서야 한다는 것. 손 전 지사도 광주∙전남 방문 횟수를 늘리며 호남 지지세 확보에 노력하고 있다.

DJ-손학규의 ‘햇볕 블루스’는 이번 만남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스텝을 맞춰갈 것이라는 것이 정치권의 관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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