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 ‘햇볕’ 박차…李-朴과 이별 전주곡?

▲ ‘햇볕정책 계승론’을 펴 논란이 됐던 2월 8일 기자 간담회.

‘DJ 햇볕정책 계승론’을 펴온 손학규 전 경기지사의 독자행보에 속도가 붙었다.

손 전 지사는 28일 외신기자 회견을 열고 ‘북한경제재건 10년 계획’을 밝혔다. 햇볕정책을 계승한 대규모 북한 경제지원 프로그램이다.

손 전 지사는 15일 CBS 뉴스레이더에 출연, “2.13 베이징 합의는 길게 보면 햇볕정책, 대북포용정책 길로 나갈 수 밖에 없다는 점을 다시 보여 준 것”이라며 “한반도의 긴장완화와 평화체제로 가는 것은 시대적인 흐름”이라고 발언한 바 있다.

손 전 지사가 햇볕정책을 계승하고 당내 보수진영에 날을 세운 데는 고도의 정치적 계산이 숨어있다는 지적을 피하기어려워 보인다.

이명박, 박근혜에 비해 손 전 지사의 지지율은 아직 많이 떨어져 있다. 그러나 ‘100일 민생 대장정’에도 불구하고 요지부동이던 지지율이 여권의 러브콜과 햇볕정책 옹호 발언을 계기로 소폭 상승했다. 2월 10~13일 중앙일보, SBS와 14개 지역언론사 공동으로 1만명 대상 여론조사 결과 5.7%를 기록했다. 24일 한겨레신문과 리서치 플러스의 여론조사는 5.1%다.

그러나 ‘범여권 단일후보’를 묻는 설문에서 손 전 지사는 열린당의 정동영(14.4%) 전 당의장을 제치고 20.9%의 지지율로 1위를 기록했다. 반면 한나라당 내에서는 이 전 시장의 ‘대세론’과 박 전 대표의 ‘고정 지지층’은 손 전 지시가 경쟁대열에 합류할 틈을 허락하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손 전 지사가 당내 경선 전에 뛰쳐나갈 ‘준비운동’을 하는 것 아니냐는 의혹의 눈길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대선의 큰 쟁점은 역시 경제와 안보가 될 수밖에 없다. 그러나 대선 막판에 들어가면 경제분야에서는 여야 후보의 정책이 크게 차이 나지 않게 된다. 97년 김대중-이회창, 2002년 노무현-이회창 경쟁에서도 경제정책은 두번 다 ‘장밋빛’이라는 점을 제외하고는 큰 차이가 없었다. 2002년에는 포괄적인 ‘안보문제’인 미군 장갑차 사고 등 반미감정이 표를 좌우했다.

손 전 지사가 이명박, 박근혜와 차별성을 보일 수 있는 분야 역시 안보문제다. 따라서 손 전 지사가 햇볕정책 계승을 계속 강조하고, 이를 촉매제로 해서 ‘대한민국 미래 청사진이 다르다’는 점을 내세워 탈당 등의 독자행동 여지가 생길 수 있는 것이다. 국회의원 총선이나 지방선거는 현 정권에 대한 심판의 성격이 강하지만 대통령 선거는 유권자들이 ‘대한민국 미래’에 대한 투표의 성격이 강하다.

이 때문에 향후 여론조사에서도 손 전 지사가 계속 범여권 후보로서 선호도가 상승해갈 경우, 특히 햇볕정책 계승론이 여론조사에서 효과를 볼 경우, ‘대한민국 그랜드 디자인’에서의 차별성을 이유로 이 전 시장, 박 전 대표와 갈라설 가능성이 더 높아질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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