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 “냉전세력이 주류인 한 대세론은 거품”

▲ 외신기자 초청 간담회에서 발표중인 손학규 전 지사 ⓒ데일리NK

한나라당 대권주자 중 한 사람인 손학규 전 경기도 지사가 28일 ‘북한경제재건 10주년 계획’을 발표하고, ‘평화번영정책’을 골격으로 한 대북정책의 청사진을 제시했다.

손 전 지사는 이 날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외신기자클럽 간담회를 통해 “현재 북한은 경제적 차원의 정통성 확보를 위해 개방에 따르는 정치적 위험을 안고 나가는 방법으로 정책을 전환하고 있다”며 “현 시점에서 북한 지도부의 경제재건 노력을 촉진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그러나 “북한이 정책을 전환하고 있다는 근거가 어디 있느냐”는 질문에 “물리적으로 근거를 댈 문제는 아닌 것 같다”며 “최고의 정치적 목표를 북미수교로 삼고 (6자회담에서) 합의를 이뤄낸 것으로 보아 경제적 생존을 우선적 가치로 보고 있다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답변했다.

그는 이어 “단순히 임시방편적인 인도적 지원이나 퍼주기식 지원이 아니라, 북한의 경제적 기초를 튼튼히 해서 북한 주민의 삶을 개선하고 개혁개방으로 이끌 수 있는 전략적 협력체제를 구축하자는 것”이라며 “북한경제 재건이야말로 북핵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는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북한 경제재건 10주년 계획은 총 3단계로, 1단계는 단기(1~2년차), 2단계는 중기(3~5년차), 3단계는 장기(5~10년차)로 나누어져 있다. ▶ ‘북한경제재건’ 10주년 계획 표로 보기

손 전 지사는 “북한경제재건 1단계에서 중요한 것은 북한이 시장경제로 전환할 수 있는 준비를 갖추도록 도와주는 것”이라며 “북한의 특구 정책이 성공할 수 있도록 특구와 그 주변 지역에 대한 인프라 지역에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1단계에서 북한의 철도시설개선을 위한 자재와 기술진을 파견하고 남포항처럼 개보수가 시급한 곳을 집중한 곳을 지원한다면 큰돈 안들이고도 북한 인프라 구축에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며 “이 단계에서는 정치안보적 측면으로 북-미, 북-일 간 관계 정상화를 위한 노력이 집중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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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 전 지사는 또 “2단계에서는 북한 경제재건 프로그램을 본격적으로 가동하고 남북한이 주체가 되어 한반도평화협정을 체결해야 할 것”이라며 “북한에 대한 에너지 지원 기반을 구축하고 기간산업에 대한 개보수 사업을 완료하며 새로운 사업의 인프라 구축을 위한 지원을 시작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3단계에서는 북한경제의 시장경제체제로의 전환과 한반도 평화의 제도화가 이뤄져야 한다”면서 “북한 산업의 인프라 구축 작업을 완료하고 군수산업의 민수화 전환을 완료해 시장경제질서의 운용과 관리 능력을 확보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손 전 지사는 이 자리에서 “한나라당의 주류세력이 냉전세력으로 남아있는 한 지금의 대세론은 거품에 불과하다”면서 “한나라당이 집권하기 위해서는 평화세력이 주류가 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변화하는 국제정세의 흐름을 인정하지 않고 70~80년대의 남북대결 시대로 돌아가는 것이 한나라당의 정체성이라고 착각하는 세력들이 한나라당의 주류라고 자임하는 한, 한나라당의 집권은 불가능하고 집권해도 남북간의 긴장완화와 동북아 평화체제에 주도적으로 참여하지 못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다른 예비 주자들이 북한에 대해 확실한 입장을 갖고 있지 않거나, 구체적인 해법을 갖고 있지 않고 있다”면서 “그렇지만 나는 북한 문제를 전향적으로 대하고 있고, 누구보다 앞서갈 자세와 능력을 갖고 있다고 자신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부시 행정부가 집권 초기부터 추진해왔던 북한붕괴전략은 현실성이 결여돼 성공하지 못했다. 부시 행정부는 대북정책을 수정해서 대화와 협력의 길로 나아가고 있다”면서 “부시 행정부의 대북정책 기조가 크게 변했다는 사실조차 수개월이 지나도록 인식하지 못하는 정당이 어떻게 국정을 책임져 나갈 수 있겠느냐”고 주장하기도 했다.

한편, 이날 회견장에서는 손 전 지사의 주장이 대선을 앞두고 한나라당의 통일성을 저해하는 것 아니냐는 질문이 적지 않았다. 또 북한에 제공할 유인책은 자세히 언급되어 있지만 북한이 취해야 할 조치에 대해서는 명시되지 않았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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