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손학규 전 경기도지사가 ‘평화와 번영을 위한 남북토론회’에 참석하기 위해 9일 부터 3박 4일 일정으로 평양을 방문하기 전 공항에서 취재진을 만나 “남북정상회담은 언제라도 괜찮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손 전 지사는 “분명한 목적과 내용을 가지고 있다면 8월에도 진행 가능하다고 본다”면서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해 필요하다면 6자회담 진행과정에서도 남북정상회담은 언제라도 괜찮다고 본다”고 말했다.
손 전 지사의 이번 방북 행보를 두고 정치권은 DJ 햇볕노선의 계승자라는 이미지를 부각시켜 ‘탈 한나라’를 가속화하 려는 계산이 깔려있다고 보고 있다.
손 전 지사는 동아시아미래재단과 북한의 민화협이 주최하는 토론회에서 ‘한반도 평화경영 전략’이라는 기조발표를 할 예정이다.
그는 “남측이 북측의 경제발전 기반 구축에 기여하고 한반도 번영의 남북경제공동체로 발전시켜 나감으로써 한반도가 동북아 경제의 중심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 남북경제협력 10개년 계획과 같은 남북 공동의 실행 의지가 담긴 정책이 필요하다”고 밝힐 계획이다.
방북에는 손 전 지사의 싱크탱크인 동아시아미래재단 김성수(성공회대 총장) 이사장, 송태호(전 문화체육부 장관) 상임이사, 장달중 서울대학교 정치학과 교수, 강광하 서울대학교 경제학부 교수, 김근식 경남대학교 정치학과 교수 등이 동행한다.
중국 심양을 거쳐 평양을 방문하는 손 전 지사는 출발에 앞서 공항에서 기자들과 만나 “한반도 평화체제를 구축하고 남북이 공동으로 번영 발전하는 문제에 대해 북한 당국자들의 생각을 듣고, 전반적으로 북한 상황에 대해 배우고자 한다”고 방북 취지를 밝혔다.
그는 이어 “6자회담과 남북관계는 어느 게 앞서거나 뒤처지는 게 아니라 글자 그대로 `앞서거니 뒷서거니’ 해야 한다”며 “2.13 합의 이행이 잘 되면 그것을 한국 정부가 뒷받침할 수도 있고 남북관계가 호의적으로 잘 진행되면 6자회담 보다 반발짝 앞서서 진행할 수도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범여권 대선 후보 중 가장 높은 지지율을 보이고 있는 손 전 지사는 “평화와 통일에 관한 문제라면 누구라도 협의와 협조를 하지 못하겠느냐”며 “여야 당파를 초월해 어느 누구도와 공조, 협조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에서 만나게 될 책임 있는 당국자들은 누구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북측 민화협의 행사 일정을 보니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과 이종혁 조선 아태평화위원회 부위원장 등으로 돼 있어 그 정도만 알고 있다”며 김정일과의 면담은 예정돼 있지 않다고 밝혔다.
“방북 전에 DJ측 인사들과 접촉하지 않았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DJ의 햇볕정책은 당적을 달리하면서도 공개적, 공식적으로 지지한바 있다”며 “이러한 입장은 변함없고 더 이상 새로운 것도 아니지 않느냐”고 답했다.
한나라당 탈당 이후 독자 세력 형성에 한계를 느끼고 있는 손 전 지사가 DJ의 후계자로 나서며 호남 세력 및 햇볕론자들을 흡수하려는 것이라는 관측이 대다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