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 깐깐한 이해찬 ‘복병’ 넘을 수 있나?

범여권 대선판도에 지각변동이 일어났다. 지지율 1위를 기록하고 있는 손학규 전 경기지사의 무혈 입성 가능성까지 점쳐졌지만 최근 이해찬 전 국무총리의 지지세가 급격히 상승하면서 손 전 지시가 난적(難敵)을 맞났다는 평가가 나올 수 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도 이 전 총리의 약진은 두드러진다. 22일 CBS가 리얼미터에 의뢰 조사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손 전 지사는 9.2%, 이 전 총리는 4.5%를 지지율을 기록했다. 범여권 후보 가운데 1, 2위를 기록한 수치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가 21일 발표한 범여권 대선주자 지지율에서도 손 전 지사는 24.1%, 이해찬 전 총리는 10.9%를 차지했다.

이처럼 이 전 총리의 약진에 따라 일각에선 범여권 대선구도가 ‘손학규 대 이해찬’ 구도로 좁혀질 것이란 섣부른 전망까지 나왔다. ‘민심’의 손 전 지사와 노 대통령의 입김과 ‘친노’라는 튼튼한 우군이 존재하는 이 전 지사의 경선 경쟁력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손 전 지사는 최대 강점은 역시 ‘민심’에 있다. 한나라당 당적을 유지하고 있을 때부터 줄곧 범여권 후보로서 지지율 1위를 고수해왔다. DJ의 후계자를 자임하면서 ‘햇볕정책 계승’을 밝힌 그에 대한 민주화 세력의 결집도 고무적이다. 전진 기지는 17일 출범한 ‘선진화평화연대’.

여기에다 경기지사 시절 외자 유치, 일자리 창출 등의 성과는 손 전 지사의 국정운영 능력의 플러스 요인. 또 비호남 수도권(경기 시흥) 출신 주자라는 점도 본선 경쟁력을 증대시키고 있다.

반면, 그의 최대약점은 한나라당 출신이라는 점과 ‘탈당’이라는 멍울을 안고 있는 점이다. 이에 대해 손 전 지사 측은 “대한민국의 미래를 이끌 검증된 능력을 보여 주면 한나라당 탈당 꼬리표는 자연스레 떨어질 것”이라고 자신했다.

실제 줄곧 구애(求愛)의 대상이기만 했던 손 전 지사에 대한 본선 경쟁력에 대한 비판이 범여권 진영에서 연이어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22일 조순형 민주당 의원은 “한나라당 대선후보 경선에서 경쟁을 하다 갑자기 탈당한 사람이 대선후보로 나설 수 있는지에 대해 대국민 명분이 아주 약하다”며 “당차원에서 논의한 적은 없지만 개인적으로는 손 전 지사와 같이 갈 수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19일 대선출마를 공식 선언했던 이 전 총리는 최대 강점은 튼튼한 조직이다. 노무현 대통령과 친노세력의 결집력은 손 전 지사를 비롯한 타후보들을 압도한다.

노사모와 참여정부평가포럼 등의 충성도 높은 노 대통령 지지 세력이 그대로 그에게 옮겨 오고 있다. 20여명의 친노 의원들과 대선출마를 선언한 김두관, 김혁규 등 친노 성향의 주자들도 잠재적인 우군으로 분류된다.

또 풍부한 국정 경험도 장점이다. 5선 의원 경력, 국민의 정부와 참여정부에서 교육부 장관과 총리를 역임했다. 하지만 노 대통령과 참여정부 실정 논란이 그의 아킬레스 건이다. 노무현 대통령과 친노세력이 강점이면서 약점으로 작용하는 것.

이 전 총리 측은 “그 동안은 대중정치인으로 노출될 기회가 적었다”며 “진가가 알려지면 이미지도 자연스럽게 달라질 것”이라고 자신했다.

범여권이 위기 탈출을 위해 ‘손학규’라는 카드에 러브콜을 계속 보내고는 있지만 그의 출신성분을 두고 비판적 시각도 늘어가고 있는 상황에서, 결집력이 강한 친노세력을 등에 업은 ‘이해찬’카드는 범여권 대선 향방에 당분간 새바람을 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한나라당’과 ‘친노’라는 출신의 굴레를 안고 있는 두 주자의 경쟁은 한 장의 본선 티켓을 두고 극한 대립으로 치달을 것으로 보인다. 경우에 따라선 독자출마도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