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 “北, 민간협력 정치적으로 이용말라”

한나라당 대권 후보로 거론되는 손학규 경기도지사는 22일 한나라당 <새정치수요모임>이 주최한 대학생 아카데미 강연에서 순수한 남북 민간협력을 북한 당국이 정치적으로 이용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손 지사는 지난 10월 북한 용성지구 벼베기 행사 참석이 북한 당국의 노동당 40주년 기념 아리랑 공연 참석 요구로 좌절된 일화를 소개하면서 “우리가 지켜야 할 원칙은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당시 손 지사는 민간차원의 협력사업이 정치적으로 변질될 우려가 있다면서 참석을 거부한 바 있다.

손 지사는 “교류 협력도 중요하지만, 하지 말아야 할 것은 하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손 지사는 원칙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도 대북정책의 기본은 화해와 협력 정신이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개성공단과 같은 남북 경제협력이 좀더 확고한 평화협력으로 이어져야 한다”면서 “(경협은)남쪽에서 북한에 일방적으로 ‘퍼주기’ 하는 것이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이러한 경협이 남측의 경제에 도움이 되고, 북한 주민들의 생활수준을 높일 때 북한의 개혁개방이 이뤄질 수 있다”며 “북한의 개혁개방을 이끌어야 한다는 것이 자신의 신념”이라고 표현했다.

손 지사는 김대중 정부 시절부터 한나라당에 몸담으면서도 공개적으로 햇볕정책을 지지하고, 협력과 포용 정책이 바람직하다는 입장을 피력해왔다.

그는 대북관계의 전향적 자세를 강조하면서 “북한을 일방적으로 봉쇄를 해서 북한 정권이 존립할 수 없도록 만든다는 전략은 대 쿠바전략에서도 실패한 경험이 있다”면서 “쿠바에 대한 지원정책을 폈다면, 쿠바는 벌써 경제생활이 높아지고 인권 수준도 높아졌을 것이다”고 말했다.

질의 응답 시간에 장성주(단국대, 21)군이 “우리 정부는 미국에는 자주를 강조하면서도 북한에는 고개를 숙인다”면서 “정부가 손익계산을 하고 당당해져야 하는 것 아니냐”고 묻자 손 지사는 “북한에 대해서도 개혁개방을 유도해야 한다”고 대답했다.

신주현 기자 shin@dailyn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