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은 보배’ 김정은, 아리랑 보며 무슨 생각?

김정은이 지난 16일 ‘대집단체조’ 아리랑을 주요 당(黨)·군(軍)·정(政) 간부들을 대동한 가운데 관람했다. 김정은 체제의 견고함을 대내외에 과시하려는 행보다. 실제 이번 공연에는 김정은을 우상화하는 카드섹션이 새롭게 추가됐다.


김정은의 아리랑 관람은 지난 2010년에 이어 두 번째다. 김일성 생일 90주년인 2002년 처음 선보여, 세계 최악의 아동인권 침해 사례로 손꼽히는 아리랑은 김정은 시대를 맞아 막을 내릴 것처럼 기대됐다. 하지만 김정은 정권은 보란 듯이 8월 1일 아리랑을 개막하고, 3대 세습의 정당성을 선전했다.


아리랑 공연이 올해도 지속되는 것은 체제 안정을 도모할 수 있는 선전활동을 중단할 수 없는 내부사정과 관계있다. 갈수록 약화되는 주민들의 충성심을 억지로 끌어올리기 위해서라도 아리랑을 중단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아리랑이 김정은의 업적으로 선전하고 있는 ‘소년단 창립 대회’, ‘능라인민유원지’ 등의 내용을 담고 있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북한 당국은 아리랑을 ‘민족의 대서사시’라고 선전한다. 하지만 이미 알려진 바대로 한해 아리랑 공연을 위해 5월부터 선발된 중학생들은 수업을 중단한 채 강도 높은 훈련을 받는다. 또 공연복을 비롯해 공연에 사용되는 부채, 조화, 곤봉, 배경책(카드) 등의 도구도 각자가 부담해야 한다.


이런 까닭에 주민들 사이에서는 ‘눈물의 아리랑’으로 불린다. 연 인원 10만여 명이 동원되는 대집단체조, 엄청난 규모의 카드섹션 등 아리랑 공연이 최악의 인권유린 현장으로 고발되는 이유다.


평양 출신의 탈북자 최 모 씨는 “아리랑 기간에는 공연에 뽑힌 학급과 학생들의 학업이 중단된다”며 “아침부터 밤늦게 까지 야외에서 수개월씩 이어지는 배고픔과 무더위 속 육체적 고통을 감당해야 한다”고 당시를 회고했다. “김 씨 가문의 우상화 선전에 수억 달러를 탕진하는 것뿐만 아니라, 주민들을 하나의 기계부품으로 취급하는 게 아리랑이다”고 분개했다.


하루 공연이 끝마치는 오후 10시 경 집으로 가기 위한 ‘귀가 전투’가 한바탕 벌어지기도 한다. 최 씨는 “5.1경기장 근처 괘도전차에는 집에 가기 위해 오른 수만 명의 출연자 인파로 난투극’이 벌어지는 수준”이라며 “출연자들의 귀가를 위해 운행시간을 1시간 늦춰 밤 11시까지 다니게 한 것이 당의 배려라고 선전하는 게 북한의 오늘”이라고 안타까워했다.


‘어린이는 나라의 왕’이라며 선전했던 할아버지 김일성을 흉내내 조선소년절 66돌 경축행사 공개연설에서 “소년단원들은 억만금의 금은보화에 비길 수 없는 귀중한 보배이며 희망과 미래의 전부”라고 추켜세웠던 김정은의 아리랑 관람은 결국 인민에 대한 북한 최고지도자의 이중성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는 대목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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